상주∼영덕 고속道 혜택도 못 봐
IC까지 1시간 이상 걸리는 곳도
군민 82% “31번 국도 확장 시급”
경제성 논리에 막혀 번번이 무산
국토균형발전 관점서 추진해야
영양은 자연경관이 뛰어난 데다 양반의 고장답게 고택과 서원이 많아 볼거리도 넘쳐난다. 여기에 더해 영양군은 영양판 올레길인 ‘외씨버선길’을 정비하는 등 지난 10년간 각종 문화시설이나 관광지를 새롭게 단장했다. 하지만 영양은 접근성이 떨어져 여전히 찾기 어려운 곳으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많은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데 한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주∼영덕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기대를 걸었지만, 관광명소와의 접근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주민의 실망감도 적지 않다. 영양군민은 청송∼영양 31번국도의 4차로 확장 등 교통인프라의 확충을 바라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영양군민 1천명을 대상으로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2%가 31번국도의 확장이 시급하다고 답했다. 영양은 국내에서 고속도로, 4차로, 철로가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영양군민은 도로확충을 경제성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국토균형발전 관점에서 바라봐 주길 원한다.
상주∼영덕고속도로는 2조7천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자돼 지난해 12월 개통됐다.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의 교통여건을 한 단계 높인 것은 물론 청원~상주고속도로와도 연계돼 수도권 접근성이 한층 수월해졌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오지로 불렸던 의성·안동·청송·영덕은 관광객과 유동인구 증가로 고속도로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그러나 이웃한 영양은 ‘육지 속의 교통섬’이 되어 교통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다. 대체 접속도로가 개설되지 않은 데다 영양읍과 IC를 잇는 국도31호선이 2차로인 까닭에 가장 가까운 동청송·영양IC까지 가는 데에만 30분이 걸린다. 밤하늘공원이 있는 수비면까지는 1시간 이상 소요된다.
영양군은 교통여건 개선을 위해 수차례 국도31호선 입암~영양 구간의 선형 개량을 건의했다. 그때마다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번번이 탈락했다. 지난해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2016~2020년)에도 반영되지 못했다. 또 올해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2016∼2020년)에 영천∼영양∼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계획’에서도 경제성 논리에 막혀 반영되지 못했다.
가장 낙후된 지자체로 평가받은 영양은 정부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성장촉진지역’ 및 ‘지역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됐다. 특히 도로 여건은 최악이다. 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4차로가 없는 것은 물론 정부가 목표로 하는 30분내 고속도로 진입가능 구역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철도도 없다. 안동∼영양 60.7㎞ 구간 중 추월할 수 있는 차로는 4곳밖에 없어 위험하기 짝이 없다.
경북도는 영양주민의 동청송·영양IC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684억원을 투입해 920번 지방도의 영양읍 현리~진보(신촌리) 18.6㎞ 도로 확장포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영양 석보면 답곡리∼청송 진보(신촌리)를 잇는 미개통 3㎞구간에 대해서도 사업비 110억원을 확보해 설계·발주 준비 중에 있다. 영양군민은 지역경제 발전을 위해 이들 사업의 조속한 시행은 물론 4차로 확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영양=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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