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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복장물 동시대 무덤 압도…무덤 1기서 부채 3점 출토는 최초

2017-11-24

■ 압독국 왕릉급 목관묘 발굴
철검·깃 달린 부채 등 발굴
목관구조 복원 실물자료 확보
금호강유역 최고위 무덤 확인

20171124
① 목관묘 6호 청동거울 출토세부. ② 목관묘 6호 토기류 출토세부. ③ 목관묘 6호 부채 출토세부. 시신 허리춤에서 나왔다. ④ 목관묘 6호 칠초동검 출토세부. ⑤ 목관묘 6호 유물노출 후 전경. <성림문화재연구원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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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 일대를 지배했던 압독국(押督國) 시대의 왕릉급 목관묘(木棺墓·나무널무덤)가 발굴됐다.

이번에 발굴된 목관묘는 기원 전후 한반도 남부에서 유행한 통나무 목관묘이며, 규모나 복장 유물에서 다른 동시대 무덤을 압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경산 지역을 다스리던 고대 소국인 압독국의 왕이 묻혔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실제 왕릉인지 여부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국내 매장 문화재 조사기관인 성림문화재연구원(원장 박광열)은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경산하양택지개발예정지구 내 하양읍 도리리 115-5 일원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발굴조사를 진행하던 중 압독국 시대 왕릉급 무덤을 포함한 목관묘 2기를 발견했다.

먼저 왕릉급 무덤으로 지목된 목관묘 6호는 참나무로 제작됐고, 해발 64m 선상의 충적지에 있다. 묘광의 규모는 길이 311㎝·너비 147㎝·깊이 82㎝이고, 목관의 규모는 260㎝·너비 102㎝ 정도다. 목관은 통나무의 속을 파고 목관의 마구리는 판재를 끼워 마감한 형태를 띠고 있다. 목관의 측판부에는 철부를 등간격으로 3개씩 박아 넣은 특이한 구조를 보인다. 목관 안에는 피장자의 두개골, 치골, 고관절이 일부 확인됐다.

목관묘 6호의 내외부에서는 칠초동검, 칠초철검, 청동거울, 부채, 팔찌, 청동마 등이 함께 발견됐다. 동검, 철검, 부채 등이 한 무덤에서 발견된 것으로 볼 때 피장자의 신분은 상류층으로 추청된다. 또 눈길을 끄는 유물은 깃이 달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채다. 부채는 배 위에 얹은 듯한 형상으로 1점, 양 손에 1점씩 출토됐다. 시신을 가린 부채는 창원 다호리, 성주 예산리, 김해 봉황동, 경산 압량면 등지의 목관묘에서 나온 적은 있으나 한꺼번에 3점이 발견된 것은 처음이라고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설명했다.

목관묘 5호는 구덩이를 2단으로 파고 구덩이 안에 통나무 목관을 안치한 다음, 단이 지는 지점에 3개의 횡목(橫木)을 걸치고 나무뚜껑을 덮은 구조다. 나무뚜껑 위에는 30㎝ 안팎의 강돌을 한 겹 깔았던 것으로 파악된다. 목관의 규모는 길이 252㎝·너비 64㎝다. 유물은 목관의 북단벽 쪽에서 판상철부, 목관과 묘광 사이에서는 철모·동과·재갈이 출토됐다. 또 목관의 내부에서는 판상철부와 검파두식 외에도 피장자의 다리뼈가 확인됐다.

이번에 발견된 목관묘와 비교할 만한 원삼국 시대 수장급 무덤으로는 대구 만촌동 유적, 경산 임당동 유적, 영천 어은동과 용전동 유적 등이 있다.

성림문화재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목관묘 발굴의 의의는 무덤의 축조 방식과 목관의 구조를 복원할 수 있는 실물 자료를 확보한 점과 함께 양질의 중국제 청동거울과 부채, 칠초동검을 부장한 금호강 유역의 원삼국 시대 최고 위계의 무덤을 확인한 것”이라며 “목관의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압독국은 약 2천년 전 지금의 경산시 압량면 일대를 다스리던 삼국시대 초기의 소국이다. 역사서에는 압량국(押梁國)이라고 표기되기도 한다. 압독국은 102년 신라에 투항해 복속됐다가 146년 10월 다시 신라에 대항해 반란을 일으켰다. 하지만 반란은 곧 진압됐고, 압독국 주민들은 모두 신라 남쪽 지역으로 강제 이주됐다.

경산=최영현기자 kssyhj@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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