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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묵 거장의 화폭에 빠진 수녀님

2019-03-30
수묵 거장의 화폭에 빠진 수녀님
수녀님, 화백의 안경을 빌려쓰다//장요세파 수녀 지음/ 선/ 432쪽/ 2만9천원

이 책은 경남 마산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에서 수도 중인 장요세파 수녀가 수묵화가 김호석의 작품 99점을 보고 느낀 감상을 담고 있다. 저자는 1984년 일본 홋카이도 트라피스트 여자 수도원에서 첫 수도생활을 시작해 35년 동안 수도자의 길을 걷고 있다. 김 작가는 성철 스님, 법정 스님 등 불교계의 큰 스님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을 그린 것으로 유명하다.

장요세파 수녀와 김호석 화백의 인연은 장요세파 수녀가 김 화백의 ‘세수하는 성철 스님’을 보면서 시작됐다. 장요세파 수녀는 정신세계를 은유로 압축하고, 아름다움을 잃지 않는 예술성의 조화를 보여주는 김 화백의 그림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수소문 끝에 2년 만에 김 화백과 연락이 닿았고, 그의 도록을 받게 됐다.

저자는 책 제목 그대로 ‘화가의 안경’을 잠시 빌렸다. 그림을 보는 이의 방향이 아니라 그리는 이의 방향에서 보고자 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저자는 김 화백의 작품이 ‘맑음’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화백이 추구하는 맑음은 산골 개울물 같은 청정함이나 흰 종이의 깨끗함 같은 것이 아니다. 오히려 추구하고, 또 추구하고, 갈고 또 갈고, 빼고 또 빼고 더 갈 수 없을 만큼 간 어떤 지점에서 열려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김 화백의 작품은 이 시대의 그림자를 치유할 수 있는 정신도 담고 있다. 저자는 “세월호, 5·18, 4·19, 6월 혁명, 정신대, 연약한 작은 동물 등 시대를 향한 화백의 절절한 사랑고백같은 그림을 담은 도록을 펼치면 페이지마다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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