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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신생아중환자실 병상 26개…전문인력 수급 어려워 집중치료 제대로 제공 못해

2017-12-18

임부들 먼거리 감수 타지서 출산
“아이에게 부담 되지 않을까 걱정”
“중환자실 수가 인상 등 개선 필요”

고위험군 태아의 분만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신생아 전문 치료시설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지역별 편중 현상은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기준 경북지역 내 등록된 신생아중환자실 병상은 모두 26개. 구미차병원 6개, 안동병원 10개, 순천향대 구미병원 10개 등이다. 하지만 이들 병원은 모두 의료인력 수급이 어려워 온전한 형태의 신생아 집중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든 실정이다.

구미차병원은 신생아중환자실을 가동하고 있지만 전문의만 있고 전공의가 없다. 정상적인 진료가 이뤄지려면 전문의만 최소 3명이 필요하지만, 한 명 있는 전문의조차 지난 3월 겨우 구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24시간 상주 조건을 충족할 만큼의 의사 인력이 없어 일회성 인큐베이터 입원 및 치료는 가능하지만 장기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안동병원 역시 세부적인 전문 치료는 못하는 상황이다. 기본적인 진료나 치료는 가능하지만 위급한 상황에 놓인 신생아들을 치료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경북의 임부들은 먼 거리를 감수하면서까지 타지에서 아이를 낳고 있다. 이동에 따른 불편은 출산과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고위험 신생아들은 입원 기간이 수개월에 달하기도 해 부모가 면회를 위해 병원을 왕래해야 되는 것은 물론 퇴원한다고 해도 수년간 추적관찰을 해야 돼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야 한다.

지난 8월 대구의 모 대학병원에서 이른둥이로 첫 자녀를 출산한 이모씨(33·구미)는 “딸이 태어나고 한두 달 동안 거의 매주 검사가 있어 한 시간 넘는 거리를 오갔다. 금요일에 검사하고 그다음 수요일에 결과를 들으러 간 적도 있다”며 “어른들은 견딜만 했지만 아이에게 부담이 되진 않을까가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병원 관계자들은 제도를 대폭 개선하지 않는 한 지역 간 불균형적인 신생아 수용 실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 모 대학병원 관계자는 “소도시로 갈수록 병원들이 경영에 더 신경을 쓰게 되는데 신생아중환자실은 수익구조에 큰 도움이 안 되는 데다 의사까지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병원 입장에서 문을 닫는 데에 큰 거부감을 못 느낀다”며 “중환자실 수가를 올리는 등의 구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보규기자 choi@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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