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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장의 생각:長考] 지역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4-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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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문 영천시장

세계적 대문호 톨스토이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명작을 내놓았다. 때는 1885년, 약육강식의 논리로 제국주의가 발전하던 시기에 던진 질문이었다. 그로부터 139년이 지난 오늘날 대한민국은 또 다른 의미의 약육강식이 지배하고 있다. 정치·경제·문화가 집중된 수도권은 강력한 흡입력으로 인구와 재원을 빨아들이고, 지역은 인구감소와 고령화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인구는 자치단체의 골격을 유지하며 정책을 펼치는 최소 기반이다. 적정 수의 사람이 살아야 대중교통 시스템이 작동하고 학교와 병원이 운영되며, 고장 난 공간도 수리할 수 있다. 지역의 입장에선 인구감소야말로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야 하기에, 이 질문의 답을 찾아야 한다. "지역은 무엇으로 사는가?"

지역을 살리는 힘은, 한계를 설정하지 않은 도전에서 나온다. 영천시는 인구 유출의 원인으로 꼽히는 일자리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자 거침없이 도전해 왔다. 그 결과 지난해 금융시장의 악재와 불안정한 투자환경 속에서도 경제자유구역인 하이테크파크지구에 2천여억 원의 투자유치를 이끌어냈다. 글로벌 자동차부품 전문 생산기업 ㈜화신이 800억원의 투자와 120여 명의 신규 고용을 약속했고 국내 굴지의 물류회사 로젠㈜은 1천259억원을 투입해 영남권 물류단지를 조성, 900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앞으로 금호·도남·대창·고경 등에도 일반산업단지를 조성해 하이테크파크지구와 함께 영천의 신(新)산업지도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

불가능한 도전도 영천이 하면 현실이 된다. 영천시민들이 염원해온 대구도시철도 1호선 영천 연장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이 된 지 1년 만에 그리고 타당성 조사 용역에 착수한 지는 5년 만에 예타를 통과했다. 이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을 영천시가 기필코 이뤄낸 '기적' 같은 것이었다. 대구도시철도 1호선이 연장되면 대구 근교 근로자들의 출·퇴근이 가능하게 돼 지역 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올해 개통할 금호·대창 하이패스IC, 2026년 개장 예정인 국내 최대 규모의 영천경마공원 등 기존 역점사업과도 연계해 시너지를 낼 것이다.

영천의 도전은 네버엔딩이다. 영천시는 2년 전 대구 군부대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영천호국원, 육군3사관학교 등 다수의 호국시설이 위치하고 임란 영천성 수복전투, 6·25 영천대첩 등 국난극복 DNA가 내재된 '호국의 도시'로서 당연한 도전이다. 시민 중심으로 결성된 대구 군부대 유치 추진위원회는 팔공산 기원법회, 호국학술심포지엄, 10만 서명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시민들의 강력한 염원으로 대구 군부대 영천 유치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자문에 톨스토이가 찾은 답은 '사랑'이었다. '지역은 무엇으로 사는가?'라는 고민 속에 무수한 도전을 이어오며 우리가 찾은 답은 '사람'이다. 지방소멸을 막으려고 지자체마다 경쟁적으로 인구 늘리기에 몰두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문제를 숫자의 관점으로 푼다면 해법은 없다. 인구문제는 사람과 삶의 관점에서 매달려야 한다. '인구 늘리기'는 목표가 아니라 결과가 되어야 한다. 영천시의 지칠 줄 모르는 도전들이 영천 사람들의 삶을 더욱 풍요롭고 여유롭게 만든다면 그 결과로 '인구감소'도 '지역소멸'도 해법을 찾을 것이라고 믿는다. 작지만 행복한 도시, 영천시가 전국 시구 단위 합계출산율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 것처럼!

최기문 영천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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