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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각각(時時刻刻)] 5월의 신부들에게…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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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5월이다! 어릴 때부터 5월에는 공기도 더 들뜨는 것 같고, 5월이라는 말은 괜히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통 주위가 푸른 신록으로 물드는 생명의 기운으로 약동하는 1년 중 가장 찬란한 달이기 때문이리라. 그래서인지 5월에 가장 행사가 많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날 등등.

5월의 신부라는 말처럼 5월은 결혼을 많이 하는 달이기도 하다. 5월의 신부의 유래를 찾아보니 술과 다산, 풍요를 관장하는 디오니소스는 겨울에 죽고 다시 5월에 부활하는데, 그의 부활을 기리고 풍작을 기원하기 위해 축제를 진행했고, 이 축제 기간 중 마을을 대표하는 처녀와 총각을 뽑았고, 이것이 후에 '결혼'으로 이어져 5월의 신부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올해 5월에도 많은 커플들이 결혼을 할 것이다. 그들의 행복을 위해 올 1월 내가 우리 아들 결혼식에서 했던 덕담을 말하고 싶다. 우리 아들 부부처럼, 그들도 행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이 행복해야 대한민국이 행복할 것을 믿기 때문이다.

첫째는 다름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남자와 여자로서, 아니 하나의 인격체로 우리는 서로 너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틀림이 아니고 다름으로 인정한다면 상대방을 바꾸려고 하는 무용한 노력을 하지 않을 것이다. 결혼 초에 나와 우리 집사람이 많이 부딪쳤던 것 중의 하나는 다툰 후에 우리 집사람은 그 문제를 바로 계속 얘기하기를 원했고, 나는 좀 있다가 감정이 가라앉으면 얘기하기를 원하는 그 대응방법을 가지고 우리는 종종 2라운드를 가곤 했다. 나중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을 읽고 그것이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문제가 터지면 동굴로 들어가는 남자"라는 남녀의 차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 후 많은 후배들에게 이 책을 선물하기도 했다. 명심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것은 나를 바꾸는 것뿐이라는 것을 ….

둘째는 자신들만의 리추얼을 만들라는 것이다. 우리는 몸과 마음의 관계에서 마음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몇몇 심리학 실험들은 우리 마음이 육체의 동작, 행동에 의해 움직임을 보여준다. 행동이 일어나면 근육이 반응하고 근육이 움직이면 뇌가 반응해서 결국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매 주일 아침 브런치를 같이하고, 한 달에 한 번 심야 영화를 같이 보고, 종교 생활을 같이하고 등등 너희들만의 액티비티 루틴을, 의미를 부여하는 리추얼을 만들어라. 그러한 리추얼이 너희의 결혼 생활을 안정되게 하고 앞으로 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리추얼에 양가 부모님을 방문하는 활동도 넣었으면 하는 사심 들어간 작은 부탁도 한다.

셋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 다정하라는 것이다. 내가 많이 얘기하는 것 중의 하나가 사랑할 만한 사람을 사랑하는 것은 인지상정이지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을 한다.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정해야 할 때만 다정하지 말고, 항상 서로에게 다정하라는 것이다. 먼저 애정 어린 말 한마디, 따뜻한 눈빛을 보내라. 인간은 모두가 외롭다. 같이 있어도 외롭다. 남편은 남의 편이라는 말처럼 부부라서 더 외로울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다정해라.

다름을 인정하고 너희만의 리추얼을 많이 만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정해라. 나는 그것이 결혼 생활의 행복 비결이라고 믿고 있고, 그래서 그렇게 얘기했고 그래서 너희는 그렇게 살 것이고 그래서 행복할 것으로 믿는다. 행복해라! 세상 누구보다 더! 이 찬란한 5월에.

전창록 대구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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