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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의 자연과 환경] 골프와 건강, 환경 및 생태계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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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화 경북대 화학과 석좌교수

최근 골프는 꽤 대중적인 스포츠가 되었고 당분간은 더욱 더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새로운 골프장의 건설은 물론이고 기존 골프장도 활용이 늘어날 것이므로 건강, 환경 및 생태계에의 영향을 고려할 필요성이 크다.

골프장에는 많은 양의 농약이 뿌려지고 있으며(2021년 기준 한국 213t), 최근까지도 그 양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사용된 농약은 주변 농경지와 계곡수를 오염시키는 등 여러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요즘 들어 가장 많이 사용되는 농약은 클로로탈로닐이며(2021년 기준 18.1t), 이것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독성이 강하여 EU에서는 2020년부터 사용할 수 없다. 이 농약은 꿀벌 개체 수도 감소시키고 발암물질 2B군(발암 가능성 있는 물질)으로 분류된다. 최근 '신경과학저널'에 실린 연구결과에 따르면, 골프를 치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5년 후 루게릭병에 걸릴 위험이 약 3.8배 더 높은데 이는 골프장의 농약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었다. 골퍼 톰 왓슨의 캐디 브루스 에드워즈는 2004년 루게릭병으로 숨졌고 그의 이름을 딴 루게릭병 치료 재단 '브루스 에드워즈 파운데이션'이 있다고 한다. 에드워즈의 루게릭병은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골프장의 농약은 건강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늘 신경을 써야 한다.

2020년 기준으로 전국의 골프장은 하루에 평균 약 45만t의 물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하루 300t의 물을 쓴다고 비판을 받은 싸이의 흠뻑쑈를 약 1천500일간 할 수 있는 물을 하루에 뿌리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잔디밭에 물을 주기 위해 많은 지하수도 사용함으로써 주변의 농경지는 목마를 수 있다.

골프장 건설에는 축구장의 최소 100배의 매우 넓은 땅이 필요하고, 건설 시 기존 흙 대신에 모래, 마사토, 인공 흙 등을 채운 후 잔디를 심는다. 비옥한 기존 토양에는 풀과 나무가 쉽게 자라, 심은 잔디는 잘 크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나무와 화초는 물론이고, 1천여 종의 생물들도 서식지를 잃게 된다. 잔디는 나무에 비해 수분 보유 능력이 1/4 정도이므로 골프장 건설 후 숲이 가지고 있는 저수지 역할이 크게 감소되어 홍수와 토양 침식도 늘어날 수 있다.

골프장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여 골프장은 '녹색사막'이라고 불릴 정도이다. 큰 의미는 없지만 지난 4월29일은 '세계 골프 없는 날'이었는데, 골프의 다양한 악영향을 고려, 하루만이라도 골프를 치지 말자는 개념에서 생겨난 기념일이다. 상당수의 현대인들이 골프를 멀리하긴 어렵겠지만 건강, 환경, 생태계를 고려한 골프, 골프장 운영 및 건설이 요구된다.

경북대 화학과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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