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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칼럼] 입스와 초킹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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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계절의 여왕 5월이 성큼 다가왔다. 특히 5월은 많은 골퍼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계절이다. 필드 위의 잔디가 초록의 옷으로 완벽히 갈아입고 골퍼들에게 설렘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코로나 이후 많은 골퍼의 증가가 있어 왔고, 올해에도 많은 골퍼들이 골프장으로 달려갈 준비를 마치고 있다.

우리는 골프를 치면서 실수를 자주 반복하게 될 때 입스(Yips)가 온 것 같다는 말을 종종 한다. 특히 드라이버샷이 왼쪽 오른쪽으로 막 난사될 때, 짧은 퍼팅이 잘 안 들어갈 때 입스라는 말을 자주 쓰곤 한다.

입스의 정확한 의미는 심리적, 신체적, 상황적 요인의 영향에 따라 신경계 이상으로 발생한 국소 근긴장 이상증(Focal Dystonia)을 의미한다. 입스의 특징은 특정상황을 맞이하면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손가락 등이 움찔거리는 현상들이 나타나 경기력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이러한 입스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전문 엘리트 선수와 같이 수많은 연습을 통해 특정 근육군의 많은 쓰임 이후에 나타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하루에 4~5시간씩 수년 이상 퍼팅, 스윙 연습을 하는 프로골퍼 선수들에게서 자주 나타난다.

또한 최근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강야구' 프로그램을 통해 야구선수들의 입스 경험에 대해 말하고 있다. 프로야구 선수 역시 투수가 투구하는 동작과 같이 동일한 동작을 무수히 반복하고 연습하게 된다. 이때 일부 선수의 경우 투구 시에만 손가락이 펴지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것을 '블래스 증후근' 또는 입스라는 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즉, 일반적인 우리 아마추어 골퍼들이 경험하는 동작수행의 반복되는 실수들은 선수들과 같이 오랜 시간 연습한 결과로 발생되는 현상이 아니기 때문에 입스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반면 초킹(Choking)이라는 심리적 현상은 아마추어 골퍼들의 실수를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초킹은 긴장과 압박 속에서 나타나는 우리의 인지시스템 자원 배분의 비효율성 때문에 나타난다. 즉, 연습 때 잘되던 스윙이 필드에 나가면 잘되지 않는 이유는 우리의 스윙동작에 너무 많은 신경 즉, 인지적 자원을 할당해서 쓰게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우리가 하나의 동작을 배우게 되는 과정은 동작의 분절화, 동작의 연합, 동작의 자동화 순으로 운동 기술을 학습하게 된다. 그래서 동작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게 되었을 때 일정하고 만족스러운 스윙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긴장되는 상황에서는 자신의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체크를 하게 되고, 이러한 동작에 대한 과집중 현상은 자연스러운 동작의 자동화를 깨뜨리게 되고 이전 기술수준 단계인 동작의 연합, 분절화 수준으로 회기하여 불완전한 동작이 발현되게 할 공산이 커진다.

그러나 이러한 초킹의 경우 역시 어느 정도 스윙 기술이 완성된 상급 골퍼들에게서 나타날 경우가 많다. 사실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골프기술의 자동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힘들다. 따라서 필드에서 실수는 대부분 연습부족의 결과일 가능성이 크다. 입스나 초킹과 같은 심리현상을 핑계로 삼기보다 연습장에서의 땀방울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믿어보자.이재무 경북스포츠과학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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