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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배리어프리 '가치봄' 영화 상영관 대구엔 2곳뿐…가치봄 영화 상영 현장 가보니

2024-05-07

지난달 30일 CGV한일에서 범죄도시4 '가치봄' 상영
청각 장애인을 위한 한글 자막·시각 장애인을 위한 장면 해설 제공
약 80여명 관람…비장애인도 즐기는 데 아무런 지장 없어
올해 가치봄 단체상영 부산 8번, 광주 4번...대구는 3번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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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대구 중구 CGV한일 매표소 앞에서 시·청각장애인들이 가치봄 영화 단체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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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가치봄 영화 상영관에서 시·청각장애인 등 80여명이 영화 상영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후 6시 대구 중구 CGV한일 매표소 앞은 영화가 시작하기 1시간 전부터 영화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영화를 기다리는 이들은 수어로 소통하거나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손에 쥔 이들이 많았다.

이들은 최근 개봉한 영화 '범죄도시4'의 '가치봄' 상영을 기다리는 시·청각장애인이다. '가치봄'은 시·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영화를 관람할 수 있도록 기존 영화에 한글 자막과 음성해설을 제공한 '배리어프리(Barrier-free)' 영화 서비스를 말한다.

이날 영남일보 기자도 시·청각장애인들과 함께 가치봄 영화를 봤다. 영화가 시작되자 화면 하단에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한글 자막이 나왔다. 등장인물의 거친 숨소리는 '성재의 헐떡이는 소리', 긴장감 있는 배경음악은 '긴장감이 조성되는 음악' 등으로 표기됐다. 시각장애인들은 음성 해설이 나오는 장치에 이어폰을 연결해 듣고 있었다. 비장애인인 영남일보 기자도 함께 영화를 즐기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이날 총 77명(시각장애인 26명, 청각장애인 51명)의 시·청각장애인이 가치봄 영화를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는데, 가치봄 상영이 더 확대되길 바라는 마음을 비췄다.

달서구 수어통역센터 청각장애인 통역사인 백지영(여·30)씨는 "가치봄을 통해 보고 싶은 최신 한국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좋지만, 개봉하는 영화에 비해 청각장애인이 관람할 수 있는 영화는 너무 제한적"이라며 "청각장애인도 원하는 날짜와 시간에 자유롭게 볼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청각장애인 사격 국가대표 선수인 김태영(35)씨는 "가치봄 영화의 상영 날짜와 시간이 제한적이어서 1년에 1~2회 정도 영화를 본다"며 "현재 가치봄 영화는 한 달에 1편 정도이다. 한 편도 상영하지 않는 것보다 낫지만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대구는 청각장애인 수 대비 가치봄 상영 횟수가 타 도시보다 적은 편이다. 2023년 기준 대구의 청각장애인 수는 2만8천779명으로 부산(2만7천198명)보다 많다. 하지만, 올해 대구에서 가치봄 영화 단체상영 횟수는 부산(8회)보다 적은 3회에 그쳤다. 청각장애인이 1만257명인 광주(4번)보다도 적은 편이다.

최근 대구에서 가치봄 상영을 진행한 영화관은 CGV한일, 롯데시네마 동성로 2곳뿐이다. 가치봄을 주관하는 대구농아인협회도 더 많은 관람 기회를 제공하고 싶지만, 지역 영화관들의 참여가 저조해 그렇지 못하고 있다.

박노진 대구농아인협회장은 "차별 없는 영화 관람을 위해선 지역 영화관들의 더욱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며 "지역 내 가치봄 영화 상영이 더 늘어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함께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일이 일상화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김태강기자 tk1163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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