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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회의장 후보들의 선명성 경쟁…민주주의 훼손 우려

2024-05-08

국회의장은 '3부 요인'에 속하며 국가 의전 서열은 대통령에 이어 2위에 해당한다. 입법부·사법부·행정부로 3권 분립이 이뤄진 대한민국에서 입법부를 대표한다. 민주주의는 독재를 막기 위해 국가 권력을 나눈다. 견제와 균형을 유지함으로써 권력의 집중과 남용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국회의장은 관례적으로 제1당의 최다선 의원이 맡아왔다. 더불어민주당에서 5선 이상인 4명의 후보가 제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에 공식출마를 선언했다. 모두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당선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국회의장이 중립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톤으로 선명성 경쟁과 함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당연히 민주당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한다. 뜨악하다. 그런 논리라면 3권 분립의 명분은 설 자리가 별로 없어 보인다. 최다선의 경륜을 살려 말리거나 화해를 붙이는 거중조정 능력을 발휘해야 할 자리에서 특정 당의 이익을 앞세운다면 매우 부당한 처사다. 대법원장이 편파적인 판결을 하고 국무총리가 편파행정을 한다면 나라 꼴이 뭐가 되겠나.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김진표 현 국회의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쓴소리를 했다. "조금 더 공부하고 우리 의회의 역사를 보면 그런 소리 한 사람 스스로 부끄러워질 것이며, 편파된 의장 역할을 하면 그 의장은 꼭두각시에 불과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굉장히 합리적이고 지당한 이야기다. 정서적인 치우침은 불가피할 수도 있으나, 국회의 원활한 운영과 국가발전을 위해서는 국회의장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 상생과 화합을 위한 정치는 구두선에 불과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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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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