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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직구 핵직구] 다시 읽는 박정희 대통령 리더십의 요체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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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전 청와대 행정관

4·10 총선 전 우려가 총선 후에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최고 정치지도자들의 회동은 빈손으로 끝났다. 정치 안정과 협치를 바라는 국민의 바람은 외면당했다. 국민의 심판을 받은 대통령이나 반대급부로 승리를 거둔 야당도 마찬가지다. 입법부를 장악한 야당의 입법 독주는 21대 국회 마지막까지 지속되고 있다. 차기 국회에서도 여야 간의 격돌, 입법부와 행정부의 대립은 불을 보듯 뻔하다. 국정의 구석구석이 마비되고 있다. 더구나 온갖 범법자들의 등장으로 여의도는 복수와 분노의 정치가 판을 칠 것이고, 도의는 땅에 떨어지고 있다. 여야 지도자 모두 법률가 출신이지만 법치주의는 무색해지고 국정은 혼란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말로만 민생을 떠들지 진작 국민의 삶은 무시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2주년을 맞는다. 그간의 성과와 과제를 냉엄하게 성찰하고, 다시 옷깃을 여미어야 할 때이다. 이달 말이면 22대 국회가 출발한다.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긴 하지만 개선되기를 염원해 본다. 7·8월 여야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정치 재편기를 맞아 박정희 대통령의 리더십론을 다시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박 대통령은 네 권의 저서를 직접 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 민족의 나갈 길' '국가와 혁명과 나' '민족의 저력' '민족중흥의 길'이 그것이다. 하지만 널리 알려지지 않은 소책자 '지도자도(指導者道)'도 있다. 요즘 말로 하면 '리더십론'이다. 5·16혁명 한 달 뒤인 1961년 6월16일 발행한 책으로 최초의 저서이다. 리더십 본질에 대한 통찰과 혜안, 문제의 인식과 해결을 위한 과감한 결단과 의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책임감이 깊이 새겨져 있다. 리더가 갖추어야 할 열 가지 자격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국민에 대한 동지의식이다. 권력의 원천은 국민이고, 지도자는 국민과 유리되어 존재할 수 없다. 국민에게 겸손하고 솔선수범하며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희생해야 한다. 둘째, 건전한 판단력과 해결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도자는 국가와 국민이 원하는 바를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충분한 지식과 열정적 의지가 필요하고, 우선순위에 따라 방법의 유연성이 필요하다. 셋째, 선견지명을 갖추어야 한다. 지도자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장래의 일을 예견하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먼 미래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럼에도 기본 방향과 접근 방법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태도를 가져야 한다. 넷째, 원칙에 충실한 양심적인 인물이어야 한다. 정치가로서 의무는 목표를 향하여 원칙을 세우고 관철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정직하고, 정의와 양심을 지켜야 한다. 다섯째, 민주주의를 향한 신념을 가져야 한다. 5·16혁명은 자유민주주의 기틀을 세우기 위한 목적으로 단행되었다. 국민들에게 진정한 자유와 민주 정신을 불어넣고, 국민 경제의 향상이 목표다. 이외에 여타의 리더십 덕목으로 목표에 대한 확신, 용단, 지도자 그룹의 단결, 성실과 정열, 신뢰감을 들고 있다.

60여 년 전 박 대통령이 설파한 리더십을 지금 읽어봐도 가슴 뭉클하다. 동서고금 시대와 환경에 따라 리더십 덕목의 우선 순위는 변할 수는 있어도 그 핵심은 변함이 없다. 박 대통령이 존경했던 나폴레옹의 리더십, 링컨과 간디의 리더십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정치가 혼란과 무질서로 점철되고, 공공의 윤리가 무너지고, 정치혐오증과 무관심이 난무할수록 박 대통령의 리더십론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서성교 건국대 특임교수· 전 청와대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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