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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여친 살해' 의대생, 피해자 목만 20여차례 찔렀다…"혐의 모두 인정"

2024-05-09 12:21

2020년, 한 차례 유급
"지나친 엘리트 의식 가진 사람"
사이코패스 성향 "의심해봐야"

여친살해의대생

8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연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최모(25)씨가 구속됐다.

이날 최 씨는 오후 서울중앙지법 영장실질검사 진행 전, "왜 살해했나". "헤어지자는 말에 살인을 계획했다", "일부러 급소를 노린 건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말만 했다. 이어 변호인을 퉁해 "혐의를 모두 다 인정한다"며 "피의자도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피해자 A(25) 씨의 부검 결과는 '흉기에 의한 과다 출혈'이었다. 최 씨는 A 씨의 목 부위만 흉기로 20여 차례 찌른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있다.

자신을 A 씨의 친언니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A 씨의 SNS를 통해 사건 당시 정황을 설명했다. 게시물에는 "어느 날 동생이 최 씨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는데, 갑자기 '죽고 싶다'며 옥상에서 수차례 뛰어내리려 했다"며 "동생은 착한 마음에 죽으려는 걸 막다가 이미 예정되어 있던 최 씨의 계획범죄에 휘말려 수차례 흉기에 찔려 죽음을 당했다"고 언급됐다.

게시물에 따르면 A 씨가 숨지기 전까지 최씨의 범행을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A 씨는 최 씨와 함께 사건이 일어난 강남역 건물 옥상을 걸어 올라가는 과정에서 강압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A 씨의 가족들은 정신적으로 문제를 겪는 최 씨와의 교제를 반대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의자 최 씨가 수능 만점을 받은 명문대 의대생임이 알려지면서 더욱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최 씨는 수능 만점 직후 인터뷰에서 "간호사 출신인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의술에 관심이 많았다"며 "이국종 교수가 롤 모델로, 훌륭한 외과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최 씨는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 의대에 입학했지만 이후 의대 공부에 어려움을 느껴 학업을 소홀히 했다고 한다. 이후 최 씨는 지난 2020년 한 차례 유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가 재학 중인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최씨는 평소 실습이나 조별 과제도 소홀한 모습을 보였다"며 "평판이 좋지 않았다"는 글이 게시됐다. 최씨는 최근 의대생들이 추진한 '정원 확대 반대 동맹 휴학'에도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최씨의 후배 의대생은 "동기들은 이미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는데 본인만 유급해 뒤처졌다는 생각에 최씨가 조급한 모습을 자주 보였다"고 전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이별한 전 연인은 한 명의 인격체로 충분히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는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집착했다"며 "소유욕을 강하게 표출함으로써 극단적인 행동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배상훈 프로파일러는 "지나친 엘리트 의식을 가진 사람이 자신이 버려진다는 것을 참지 못해 분노가 폭력화된 사례"라고 했다. 실제 최씨는 의대에 진학한 뒤 본인의 학교와 전공을 자랑스러워하며 카카오톡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대학 합격증과 학교 건물 등 대학 관련 사진을 다수 올렸다고한다. 또한 학교 마크가 새겨진 점퍼를 입고 해외여행을 간 사진도 있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상대적으로 본인이 친구들보다 못하다는 생각이 이 사람에게는 어떤 성격적인 문제를 촉발하는 도화선이 됐을 것"이라며 "현실적인, 사회적인 부적응에서 발생하는 욕구 불만을 아마 여자친구를 통제함으로써 충족 시키려고 했던 것 같다. 아주 삐뚤어진 욕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사이코패스적인 성향을 지녔느냐'는 질문에 "의심해야 된다"고 답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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