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손녀 등 유명문인 후손들 작품발표
![]() |
한국 현대 문학사를 빛낸 유명 문인의 후손들이 대를 이어 창작활동을 하고 있어 문단의 화제다.
2001년 '문예중앙'에 '영화는 오후 5시와 6시 사이에 상영된다' 등을 발표하며 등단한 김경인 시인(35)은 '감자' '배따라기'를 쓴 소설가 금동(琴童) 김동인(1900~51)의 손녀다.
김씨는 최근 시 56편을 묶어 첫 시집 '한 밤의 퀼트'(랜덤하우스)를 발표했다. "천천히 사라지고 있군/ 나는 조금 가벼워진다고 생각해// 미끈거리는 꼬리를 싹둑 잘라내고"('구름속으로')처럼 분위기는 다소 어둡지만 독창적 표현이 엿보이는 작품들이다.
김씨는 동인의 3남3녀 가운데 차남인 김광명 교수(한양대 신경외과)의 맏딸이다.
후손 가운데 드물게 문학의 길을 걷게 됐다. '경인'은 그녀가 시인으로 등단하며 만든 필명이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막연히 작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할아버지를 바라보면서 함부로 내뱉을 수가 없었다"며 "중고생 때 습작을 좀 했고 특히 대학과 대학원에 다니면서 더욱 시에 끌렸다"고 말했다.
산문작가 황시내씨(38)는 '소나기'의 소설가 황순원(1915~2000년), '즐거운 편지'의 시인 황동규씨(69)에 이어 3대째 문인의 길을 걷고 있다.
유명 문인들을 할아버지와 아버지로 둔 황씨는 20대 중반, 독일에서 학교를 다니던 시기에 쓴 편지와 여행기, 1999년부터 미주 중앙일보와 포털 사이트 등에 쓴 칼럼들을 모아 지난 2월 산문집 '황금 물고기'(Human& Books)를 냈다.
황씨는 "내가 과연 문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져도 되는지 모르겠다. 문학상을 받은 적도, 습작교육을 받은 적도 없다"며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산문집을 내놓았다고, 건방지다고 말씀하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아버지 조지훈-삶과 문학과 정신'이라는 부제를 단 회고록 '승무의 긴 여운, 지조의 큰 울림'(나남)을 낸 조광렬씨(62), 작년 12월 산문집 '아버지와 아들'(대산출판사)을 펴낸 박동규 서울대 명예교수(68)는 각각 청록파 시인 조지훈(1920~68)과 박목월(1916~78)의 아들이다.
조씨는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건축가로 활동하면서 계간 '문예운동'을 통해 등단한 수필가이며, 박 교수 역시 '한국 현대소설의 비평적 분석' '현대 한국소설의 이해' '현대시론' 등을 펴내고 현대문학(평론부문)상을 수상한 바 있는 평론가다.
조씨는 책 속에서 "아버지 생전에 '언제 우리, 가족문집 한 번 내 보자'고 하시던 말씀을 생각하면서 책을 써내려 갔다"고 말했고, 박 교수는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변하지 않는 부모의 자식 사랑과, 자식의 부모에 대한 사랑을 밝혀보려고 했다"고 고백했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