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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앗긴 목소리’ 9년간 6번 자살시도

2012-02-17

지하철참사 아물지 않는 상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 A씨의 사례
당시 꿈많은 여고 3년생 금속성 목소리로 변해
밤마다 악몽·대인 기피 의사의 꿈마저 앗아가
가족은 늘 '긴장의 끈' 사회적 관심·사랑 절실

20120217
박용진 진스마음클리닉 원장이 지난 14일 대구지하철참사 부상자인 A씨를 상담하고 있다.

지하철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9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희생자 유가족과 부상자들은 아직도 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

A씨(27)는 2003년 지하철사고 당시 꿈 많은 여고 3학년이었다. 의사가 꿈이었던 그녀는 학급 반장이었다. 성격이 쾌활하고 리더십이 있는 데다, 성적도 우수해 친구들이 좋아했다. 얼굴과 목소리도 예뻐 부러움을 샀다.

하지만 지하철사고는 그녀의 인생 항로를 180도로 바꿔놓았다. 청아했던 그녀의 음성은 날카로운 금속성의 목소리로 변해 노래 한곡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처지가 돼버렸다.

오랜 입원으로 공부를 제대로 할 수 없어 성적도 뚝 떨어졌다. 2년제 대학도 겨우 턱걸이로 입학했다. 대학에 가서도 친구를 잘 사귈 수 없었다. 거기에다 밤마다 그날의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불안·공포증상이 수시로 반복되고,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그녀는 극심한 우울증에 빠져있다. 현재 그녀는 음성장애 4급이다.

A씨의 어머니는 “지하철사고 이후 딸이 무려 6번이나 자살을 시도해 응급실로 실려 갔다”고 털어놓았다. “옆에 항상 누군가가 붙어있지 않으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몰라 가족 모두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난 14일 A씨는 대구시 중구에 있는 진스마음클리닉 병원을 찾았다. 정신과전문의인 박용진 원장은 그녀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라고 진단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ost-traumatic Stress Disorder, 이하 PTSD)는 심리적 외상을 유발하는 심각한 사건, 예를 들어 전쟁·고문·자연재해·사고 등의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이후에 보이는 ‘외상 사건의 재경험’ ‘외상과 관련된 자극의 회피’ ‘과각성(hypervigilance)’을 포함하는 불안 장애이다.

최근에는 객관적으로 고통스러운 사건을 경험한 것을 포함해 그러한 상황을 목격했거나 주관적으로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사건을 포함시킨다.

박 원장에 따르면 심각한 재난을 당한 사람 중 약 30%가 이 병을 앓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한다. 또 보통 사람도 100명 중 1~3명은 평생 한 번 정도의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를 겪는다고 말한다. A씨의 경우 증상이 수년째 계속됨으로써 만성 스트레스장애로 악화된 상황이라고 했다.

박 원장은 “A씨를 치료함에 있어 약물과 정신치료를 겸하지만 무엇보다 가족이나 사회의 관심과 사랑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글·사진=박진관기자 pajik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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