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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등 감성돔은 같은 씨알이라 할지라도 다른 시즌에 비해 힘이 있고, 체고가 높은 편이다. |
감성돔 낚시의 최고봉이라는 ‘영등시즌’이다.
달짝지근한 가을시즌을 시작으로, 유격으로 대변되는 고난의 저수온기를 헤치고 나온 꾼들에게 영등시즌은
그야말로 ‘계급장 떼고’ 시원하게 대형 감성돔과 한판 붙을 수 있는 정면승부의 시기다. 아직 북풍의
매서운 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음에도 미리부터 준비하게 되는 영등시즌. 과연 거기에는 어떤 매력이
있어서 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가?
영등시즌은 낚시용어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전해져온 우리나라 민속에서 따온 말이다.
‘영등’은 음력 2월부터 불기 시작하는 계절풍을 전설 속의 영등할머니에 빗대 부른 말로 유래는 여러 갈래다.
옛날 영동이라는 고을에 살던 할머니가 딸과 며느리의 억울한 죽음에 한이 맺혀 원귀가 되었다고 하는 게 대표적이다.
영등할머니가 딸을 데리고 내려오면 온화한 날씨에 잔잔한 바람이, 며느리를 데리고 내려오면 강한 비바람이 분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며느리에게는 나쁜 날씨를 주어 치마가 비바람으로 얼룩지게 하기 위해 심술을 부린다는 것이다.
또 다른 유래는 음력 2월1일에 추위를 못 이겨 얼어 죽은 영등할머니가 원한을 품게 돼 매년 음력 2월이 되면 매서운 바람이 분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바람을 몰고 오는 영등할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영등굿, 영등맞이 등 행사를 치러왔다.
명칭도 지역에 따라 영등할배, 영등할바이, 영등할미, 영동할망 등 여러 가지로 불린다. 즉 영등은 농경과
어로생활에서 생겨난 민속의 하나로 낚시에서는 시기적 의미만을 차용해 시즌을 정의하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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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 잘 드는 남쪽 갯바위에서도 수심 4~5m 정도의 얕은 홈통이 좋은 포인트다. 썰물 때 수온이 오른다면 수심 깊은 내만의 홈통 포인트도 훌륭하다. |
◆성공확률 10% 미만에 도전하는 낚시
3할을 치면 강타자라는 야구와 마찬가지로 갯바위낚시 또한 3할의 성공률이라면 훌륭한 꾼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영등철의 확률은 노련한 꾼이라 할지라도 1할 미만의 타율을 보인다. 수온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고활성기와 비교해 볼 때는 여전히 저수온이며, 겨울 감성돔이 월동을 할 만한 포인트는 여간해서는 가까운 곳에 없기 때문에 원도권까지 찾아가는 수고를 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확률은 낮다. 따라서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문꾼의 발자취를 좇는 것이 무엇보다 좋은 방법이다.
영등꾼이 말하는 필승전략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 수온 변화에 따른 포인트 선정= 조금이라도 수온이 높은 지역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이다. 일단은 햇볕이 잘 드는 남쪽 포인트. 그리고 수심이 깊고 조류 소통이 원만한 급심지역을 찾는 것이 좋다. 영등철에는 수온 1℃ 차이에도 희비가 교차된다. 따라서 비교적 수온 변화에 둔감한 지역을 찾는 것이 좋다. 그러나 단순히 수심이 깊은 곳은 조류 소통이 없어 감성돔도 찾지 않는다. 햇볕이 좋은 날이라면 오후에는 밀물이 되는 수심 얕은 여밭지역(물속에 잠긴 바위가 많은 지역)을 노려보는 것도 좋다. 따뜻한 햇볕에 달궈진 여에 물이 차면서 수온이 오르고 그 곳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영등감성돔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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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심 깊은 바닥을 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밑밥을 만들 때 습식집어제에 압맥을 첨가해 주는 것이 좋다. |
● 미끼와 밑밥의 중요성= 고기밥 준다는 심정으로 품질을 하다가는 영등감성돔은 구경하기 어렵다. 밑밥의 기본은 원하는 지점에 고기가 모일 수 있도록 하는 것. 공략하고자 하는 포인트에 대한 기본 정보가 있어야 제대로 밑밥을 배합할 수 있다. 영등감성돔은 깊은 수심의 바닥에서 입질을 하므로 밑밥 역시 무겁게 쓰는 것이 좋다. 조개껍질, 굴 같은 비중 높은 첨가물이 함유된 습식집어제를 쓰고, 보다 빨리 가라앉게 하기 위해 압맥을 첨가해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끼는 밑밥용 크릴을 그대로 녹인 ‘알크릴’을 쓰는 것이 이상적이다.
● ‘어신 안테나’ 막대찌의 활용= 영등철에는 구멍찌보다는 막대찌가 효과적이다. 깊은 수심의 바닥권을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서는 채비내림이 빠른 막대찌가 구멍찌보다 유리하다. 또 입수 저항이 작기 때문에 예민한 입질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며, 급류대에서도 조류에 많이 휩쓸리지 않고 안정적인 흐름을 탄다.
● 원줄·목줄의 밸런스와 길이= 원줄 2.5~3호에 목줄 1.5~1.75호를 쓰는 것이 감성돔 낚시의 일반적인 채비다. 이러한 채비 시스템은 원줄과 목줄의 적절한 밸런스를 유지하여 채비흘림 시 일정하게 조류를 받아 자연스러운 각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영등철에는 원줄과 목줄의 호수를 한 단계씩 올려 쓴다. 기본적으로 영등철에 노리는 감성돔은 최소 50㎝, 최대 60㎝를 육박하는 대형급을 대상으로 하므로 시즌 중 한두 번 정도 밖에 기회가 오지 않는다. 따라서 이에 대비하기 위해 목줄의 강도를 특히 높여준다.
보통은 채비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원줄과 목줄의 차이를 두는 것이 일반적이나 영등철에는 원줄과 목줄의 간격을 최대한 줄여 준다. 이 같은 채비는 채비 정렬 상태를 이상적으로 만들어 약은 입질에도 시원한 찌잠김을 보인다. 목줄의 길이는 평소보다 길게 쓴다. 목줄을 굵게 쓰므로 길이가 짧을 경우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 또 목줄이 길면 장력이 늘어나므로 같은 호수라 할지라도 강도가 커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영등철 낚시가 주목 받는 이유
한겨울에 비해 그리 나을 것도 없는 조황인데, 갯바위꾼에게 유독 영등철이 환영받는 이유는 뭘까?
우선 음력 1월까지 들쭉날쭉하던 날씨가 2월로 접어들면서는 기온의 고저를 막론하고 다소 안정세를 찾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온도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감성돔의 입질이 시작된다. 또 산란을 목전에 둔 감성돔이 체력을 비축하기 위해 겨우내 닫았던 입을 열기 시작할 때가 바로 영등철이다.
이 시기의 감성돔은 같은 씨알이라 할지라도 다른 시즌에 비해 힘이 있고, 소위 ‘빵(체고)’이 좋은 편이다. 또 홍합이나 따개비, 김, 파래 등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는 왕성한 먹이활동으로 인해 입술이 다 까져 붉은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산란을 앞두고 있어 항문이 벌어져 있다.
대개의 경우 영등감성돔은 우리나라의 주요 원도권(육지에서 낚시배로 1시간 이상 먼거리에 위치한 섬)이라고 할 수 있는 가거도·추자군도·거문도에서 잘 낚인다. 드물게는 내만권(육지에서 낚싯배로 1시간 내에 위치한 섬)의 규모가 큰 섬에서도 낚이는 경우가 있다.
영등철의 감성돔이 먹새가 왕성하고 체격이 큰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다. 그 중에서도 내만권의 산란장으로 장거리 이동을 대비한 감성돔이 활발한 먹이활동을 하기 때문이란 게 정설로 여겨지고 있다. 이는 감성돔의 회유론, 즉 남쪽의 먼바다에서 월동하다 내만권에서 산란하기 위해 ‘오름’을 한다는 설에 바탕을 둔 것이다. 그러나 이 감성돔의 회유론은 어디까지나 낚시꾼들의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아직 과학적으로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다. 백과사전이나 어류도감에는 감성돔은 장거리 이동을 하지 않는 개체로, 겨울이 되면 수심이 깊은 곳으로 근거리 이동을 한다고 돼 있다.
왕성한 먹새, 큰 씨알, 덩치에 어울리는 힘까지 갖춘 감성돔이 바로 영등감성돔이다. 갯바위꾼이라면 끌리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영등감성돔을 낚는 것은 쉬울까? 아쉽지만 그렇지 않다. 쉽게 낚을 수 있다면 영등감성돔이 이렇게 대접받지도 못했을 것이다.
씨알이 굵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 살았다는 것. 사람과 마찬가지로 감성돔도 오래 살아남은 개체가 훨씬 영악하다. 영등감성돔의 입질은 덩치에 맞지 않게 감질맛 나고 예민하다. 어떻게 낚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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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깊은 수심의 바닥권을 빠르게 공략하기 위해서는 채비내림이 빠른 막대찌가 구멍찌보다 유리하다. |
◆근거리에서 만나는 영등 감성돔
영등감성돔에 대한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원도권에서 낚인다’는 것이다. 감성돔의 회유론에 입각해 이 시기 감성돔은 수심이 깊고 비교적 수온이 높은 남쪽의 섬에서 월동을 한다는 인식이 이러한 선입견을 만들었다.
영등 감성돔을 낚기 위해 주목해야 할 것은 섬의 위치보다는 포인트 여건이다. 굳이 원도가 아니더라도 영등감성돔이 낚인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 오히려 북적되는 원도권보다는 심사숙고 끝에 선정한 중도권의 겨울 포인트에서 대형 감성돔을 만날 확률이 높다. 6짜가 아니면 어떤가. 영등철에 만나는 감성돔은 굳이 대형급이 아니더라도 특별함이 있다.
● 양식장이 있는 큰 홈통= 우선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양식장을 끼고 있는 수심 깊은 큰 홈통이다. 이러한 포인트에서는 거의 연중 낚시를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양식장에서 떨어지는 먹이 때문이다. 거의 모든 생명체의 이동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먹잇감이다. 양식장은 규칙적으로 먹잇감을 제공한다. 게다가 수심이 깊은 내만권의 바다는 수온 변화가 작고 겨울 북풍의 영향도 적게 받아 수온도 다른 곳에 비해 낮지 않기 때문에 붙박이로 살고 있는 대형 감성돔을 만날 확률이 높다. 이와 비슷하게 일조량이 많은 홈통도 역시 공략해 볼 만하다. 주기적으로 햇볕이 오랫동안 비추는 곳은 수온이 높기 때문에 감성돔의 휴식처로 알맞다. 거기에 적당한 수중여라도 있다면 십중팔구 감성돔의 안식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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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류대를 타고 흐르던 채비가 수중여 근방에 도착했다면 뒷줄견제를 통해 수중여를 절묘하게 넘길 때 입질을 받을 확률이 높다. |
● 본류대의 수중여 뒤= 조류의 큰 흐름인 본류대는 시즌을 막론하고 다양한 어종이 서식한다. 조류가 거센 만큼 이를 이겨낼 수 있는 대형 어종만이 본류를 타고 논다. 하지만 아무리 덩치 큰 녀석이라 할지라도 마냥 본류를 타고 놀 수만은 없는 노릇이어서 본류대에서 지류로 빠지는 조목이나 본류대 사이의 수중여 뒤에서 먹이활동을 하며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본류대에서 수중여를 공략할 때에는 정확한 수중여의 위치를 알고 있어야 하고, 조류의 흐름에 따른 채비흘림 능력도 필요하다. 본류대를 타고 흐르던 채비가 수중여 근방에 도착했을 때 뒷줄견제를 통해 수중여를 절묘하게 넘길 때 입질을 받을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바로 이러한 본류대 낚시 또한 영등철에 반드시 해볼 만한 낚시다.
● 여밭= 수중여밭은 다양한 저서생물과 해조류가 풍부하게 자라는 곳으로 먹잇감과 은신처가 많아 감성돔이 즐겨 찾는 곳이다. 보통 ‘초등시즌’이라 부르는 초겨울 감성돔 시즌에 떼 감성돔을 만나는 포인트로 알려져 있으나 영등철 역시 여밭은 좋은 포인트가 된다. 특히 남쪽으로 뻗어 있는 여밭은 풍부한 일조량으로 인해 수온이 빨리 상승하므로 영등철의 필수 공략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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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낚시21 기자·블로그 penandpower.blog.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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