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인사 부실검증…안보위기 대처·전문성 중시
與 “강력한 통치 스타일…”
野 “불통과 오만의 한 달”
박근혜 대통령이 25일로 취임 한 달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정부조직법 개정 이후 정부 주요직 인선 또한 24일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취임 한 달 만에 비로소 국정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경제·안보 컨트롤타워가 본격 가동되면서 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한 달 동안 박 대통령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을 듯하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표류로 파행적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가운데 장·차관급 고위직 인사들의 잇단 낙마로 인해 ‘인사실패’ 논란에 휘말리면서 리더십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다만 연이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안보위기 대처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새 정부의 발목을 잡은 것은 정부조직법이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지난 22일에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때문에 국무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못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미래창조과학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은 청문회조차 열지 못했다. 내각 구성은 두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거쳐 4월 초쯤이나 완료될 것 같다. 역대 정부 통틀어 가장 늦은 지각 구성이 되는 셈이다. 다만 정부조직법 국회 처리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담화에 나서면서 불통 내지 강경한 이미지를 얻게 된 측면이 있는 것은 두고두고 부담이다.
아울러 고위직 인선과 관련해 ‘부실 검증’ 논란이 계속되면서 새 정부의 동력도 크게 훼손됐다.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 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 황철주 중소기업청장 내정자, 김학의 법무부 차관, 그리고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 등 5명이 중도 낙마한 것은 흠집으로 남았다. 이 때문에 청와대에 허태열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가 꾸려져 있지만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들만으로 구성되면서 ‘노(No)’라고 말하지 못하고 박 대통령의 의중만 살핀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다만 인사를 하면서 ‘전문성’을 중시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른바 측근이나 실세 등을 기용하지 않고 해당 분야 전문가나 내부 관료들을 발탁함으로써 조직의 안정을 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서 박 대통령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안보위기 상황에 대처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복지확충 등의 대선공약 이행을 위한 국정과제를 점검하는 등 새 정부의 세부 국정과제 이행의 기본 틀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
연일 청와대 수석과 장·차관들에게 국정과제와 공약 이행의 로드맵 작성을 독려하는 주문을 쏟아내는 한편,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클럽 방문 등으로 현장 중시 국정 철학을 몸소 보여주기도 했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 위협에 대해서는 특유의 강단으로 단호하고 일관되게 대처했다.
유용화 정치평론가는 박 대통령의 국정운용 능력에는 부정적 평가를 하면서도 대북·외교정책에 대해서는 “대북관계나 4강과의 관계는 전 정부처럼 낙제점은 아니며 나름대로 신중하다”며 “경솔하거나 하지 않고 편향적인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한 달간의 국정운영에 대한 정치권의 평가가 엇갈린다. 그러나 인사 검증에 대해서는 여·야가 한목소리로 아쉬움을 피력했다.
여당은 “‘강력한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을 보여줬다”며 합격점을 주면서도 집권 초 ‘시행착오’를 빨리 털어내기 위해서는 인사검증 시스템과 대(對) 국회 관계를 재정립해야 한다는 요구를 쏟아냈다.
반면 민주당은 “인사참사 도미노와 불통과 오만의 한 달”이라며 “준비 안 된 독선 대통령”이라고 혹평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박 대통령 취임 한 달 평가’ 기자간담회에서 “밀봉인사, 나홀로 불통인사 스타일, 구멍 난 인사시스템이 빚은 인사참사 도미노의 한 달이자 불통과 오만으로 귀결된 한 달”이라고 말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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