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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를 여행하면서 느낀 점은 주중에는 호텔비가 비싸고 주말에는 싸진다는 점과 숙박·교통비도 일찍 예약하면 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항공사에서 파리~프랑크푸르트간 가격을 100유로로 책정해 두었다고 치자. 그런데 미리 예약을 하면 탑승일로부터 계산해 예약한 날수만큼 저렴한 가격에 탑승권을 구매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출발 당일에 이 승차권을 구매하면 500유로까지 치솟는 경우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일상생활 속 예약문화가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교육계에서도 이러한 미래의 변화 양상을 참고하여 지금부터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예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장단점을 가르침으로써 우리 사회 전체가 합리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사고를 키워줄 필요가 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는 학교에서부터 선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예를 든다면 국내외에서 단체든 개인이든 방문객이 학교를 방문하고자 요청했을 때 사전에 예약하지 않는 방문객은 미안하지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선진국 어느 나라도 사전에 예약하지 않는 방문단을 선뜻 받아들이는 나라는 많지 않다. 학생 공부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되면 절대 방문객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 학교는 외국의 방문단을 너무 쉽게 받아들인다.
학교에서 예약 문화가 제대로 자리잡으면 학부모라고 해도 교문을 함부로 넘나들 수 없을 뿐 아니라, 갑자기 낯선 이가 교실에 뛰어들어와서 교직원을 폭행하는 불상사는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학교 담장을 허물어서 지역사회와 함께 누리는 교정을 만들자는 운동이 벌어진 적도 있었지만, 언제부터인가 학교 교문에서 수위아저씨들을 모두 철수시켜 버렸다. 교문을 지키고 계시던 아저씨들이 사라진 학교는 완전히 노출된 공간이 되어 버렸다. 어른들이 근무하는 사무실에서도 이런 치안 공백 상태는 위험한 일일텐데, 하물며 어린이나 청소년들이 공부하고 있는 학교 교실이 외부인에게 완전히 노출되어 있는 현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서구인들이 자유를 즐긴다지만 이러한 위험한 상황 속에서 자유를 즐기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서구 학교에서는 출입문 하나만 열어놓고 학생들이 등교해서 하교할 때까지 철저히 통제한다. 학교 관계자를 제외한 모든 시민들에게는 만족을 줘야 하면서도 교육은 교육대로 제대로 하라고 윽박지르는 우리나라의 모습을 외국인이 보면 뭐라고 할지 자못 궁금해진다. 학교는 교육하는 장소이기 때문에 볼 일이 있는 사람은 사전에 전화로 예약을 해서 약속한 시간에 약속한 사람을 만나도록 장치를 마련하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예약 문화를 만들어내려면 연습이 필요하다. 구미 선진국들도 하루아침에 이런 성숙한 예약 문화를 생활 속에서 누리게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우리도 지금부터라도 예약 문화를 하나씩 만들어나가면 어떨까.
김차진 <대구시교육청 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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