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 지도부 통상임금 딜레마
“민주에 또 주도권 뺏길라” 새누리 지도부 입장 선회
“상여금 포함 문제 파급 커 실태조사 우선” 신중론도
경제민주화, 갑을관계 개선과 함께 6월 임시국회의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통상임금’ 산정 방식을 놓고 새누리당의 내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야당과 노동계의 주장을 수용하자니 재계의 큰 반발이 예상되고, 기업측 입장을 대변하자니 수백만 임금 근로자와 대립각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통상임금 타협 방안을 놓고 엇갈리는 목소리가 나오는 실정이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24일 통상임금에 대해 “사업장별 실태를 파악한 뒤 불명확한 부분에 대해 법제화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얼마 전까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일괄적으로 포함하면 엄청난 혼란을 초래한다”며 부정적 입장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태도변화다.
다만 그는 “앞으로 어떻게 보완할 지에 대한 문제인 만큼 과거와는 별도로 봐야 한다”며 소급적용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최 원내대표의 입장 선회는 이슈 선점 주도권을 놓친 ‘갑을관계’의 재연을 막겠다는 의지가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소극적 입장을 지속할 경우 주된 이슈에 있어 또다시 야당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내포된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이 갑을관계 개선이라는 이슈의 선점 실패로 긴장감을 느낀 만큼 통상임금은 경제민주화와 동일 선상에서 해법 마련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원내사령탑의 의지 표현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 구성원 사이에서는 신중론도 적지 않다.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통상임금이 포함하는 상여금 총액을 재계는 38조원, 노동계는 5조라고 하는 등 차이가 크다”면서 “일개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산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파급효과가 크기 때문에 실태조사가 우선”이라고 신중론을 제기했다.
이어 “실태에 대한 분석이 선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입법논의를 할 일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다른 새누리당 의원도 “통상임금은 현재 정년연장법에 따른 임금피크제 등 전반적인 임금체계 개편이 진행되는 만큼 이 테두리 안에서 전문가와 판례 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성급한 입법논의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한편 민주당을 포함한 야당은 6월 임시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을 통해 통상임금에 상여금을 포함시키는 법제화를 관철시킨다는 방침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의 각종 수당을 정할 때 기준이 되는 임금이다. 이 중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가 최대 쟁점인 상황으로 노동계와 야당에서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계는 부담 증가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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