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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한말 세속 부조리 꾸짖는 죽비소리

2013-05-25
구한말 세속 부조리 꾸짖는 죽비소리
최인호 지음/여백/ 344쪽/1만3천원

소설가 최인호는 1990년대 초부터 불가의 가르침에 감화를 받아 구한말 선승들의 흔적을 찾아 전국 사찰을 돌아다녔다. 가톨릭신자였던 그에게 첫 감동을 준 사람은 감히 범접하기 힘든 깨달음과 가르침으로 근대 불교의 선풍을 일으켰던 경허 선사였다. 천주교에 귀의한 뒤 깨달음의 길을 찾아나섰던 그에게 불교의 선승들, 특히 경허 선사가 지나간 발자취는 선명한 구도의 이정표가 됐다.

독자들의 꾸준한 인기에 힘입어 15년간 150만부를 돌파한 스테디셀러 ‘길 없는 길’을 통해 불교의 요체를 드러냈던 최인호는 경허 선사 열반 100주년이었던 2012년, 경허 선사와 그의 세 수법제자와 맺었던 인연의 고리를 다시 이었다. 그리고 올해 ‘길 없는 길’에서 경허 선사와 세 수법제자의 이야기만 따로 뽑아 재구성해 세상에 내놓았다. 바로 그 책이 장편소설 ‘할’이다.

경허 선사는 조선 말기 국운이 스러져가던 시대에 때로는 사자후와 같은 일갈로, 때로는 오묘한 이치를 담은 설법으로, 또 때로는 경악할 경지의 파행과 기행으로 세속의 부조리를 비판했다. 그는 꺼져가는 불법의 불씨를 되살려낸 우리나라 근대불교의 선구자이자 위대한 자유인이었다. 그리고 그의 제자 수월, 혜월, 만공은 우리나라 근대 불교 중흥을 이끈 찬란한 불법의 꽃봉오리였다. 최인호의 할은 이들 위대한 자유인의 여러 일화와 법문을 좇아 길 없는 길을 걸었던 그들의 여정을 담고 있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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