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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청준 지음/문학과지성사/418쪽/1만2천원 |
이청준은 우리 시대의 한과 아픔을 사랑과 화해로 승화하려 한평생 고뇌한 작가다. 투철한 작가의식, 지성인으로서 인격, 생활인으로서 겸손함 등 삶의 여러 본보기를 소리 없이 실천하며 우리 곁에 머물다 떠났다. 한국 소설 문학사의 커다란 표징이다.
이청준의 작품세계는 권력과 인간의 갈등, 집단과 개인의 불화, 언어와 사회의 길항 등 거시적인 문제로부터 고난을 견디는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을 표현한다. 놀라운 것은 이와 동시에 인간 밑바닥의 복잡한 심사가 뒤엉키는 개인적인 것까지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서편제’는 임권택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영화 원작을 시작으로 작가가 1976년 봄에서 이듬해 봄까지 발표했던 13편의 중단편을 묶고 있다. 한민족의 정조인 한을 삶 속에 껴안아 스스로 삭이는 동시에 걸판진 흥과 신명의 소리로 어려움을 극복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다. 존재적 삶을 성찰하고 창조적 생명의 미학을 보여주는 걸작으로 꼽힌다.
말과 삶이 하나로 어우러져 새로운 삶이 이 작품 속에 서려있다. 해방의 자유와 질서를 모색하는 이청준 문학의 한 축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이청준 문학의 영원한 주제인 존재적 삶과 관계적 삶을 모색하는 중단편이 함께 실려 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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