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인터넷 쇼핑몰서 사진 게시·유포 금지"
"장차 의사가 될 것이니 얼굴은 보이면 안 된다. 지인들이 알아보면 큰일 난다"
한 속옷 모델 촬영장에서 미리 준비한 분홍색 가발로 얼굴을 가리려는 A씨와 그러면 누가 속옷을 사겠냐는 B씨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A씨 주장에 따르면 명문대 의대에 다니던 A씨는 지난 2011년 유명 포털사이트 카페에서 여성 속옷모델 구인 글을 읽고 지원했다.
A씨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B씨에게 모델료 수십만원을 받고 사진 70~80장을 찍기로 구두 계약을 했다.
문제는 A씨가 입기로 한 속옷이 성인이 보기에도 민망할 정도로 너무 야했다는 것이다.
촬영장에서 A씨의 간곡한 요청에 두 사람은 얼굴 부분을 흐릿하게 포토샵 처리하는 것으로 합의하고 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B씨는 약속을 어기고서 A씨 얼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진과 동영상을 쇼핑몰에 올렸다.
사진과 동영상은 B씨 쇼핑몰뿐 아니라 소셜커머스 2곳과 유튜브 등에도 게시됐다. 더구나 B씨는 다른 쇼핑몰 운영자 2명에게도 A씨가 나온 사진을 사용하도록 허락했다.
지인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항의를 했으나 B씨는 오히려 촬영비와 스튜디오 대여비를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A씨는 결국 법적 대응에 나섰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지난 14일 A씨가 B씨 등 쇼핑몰 운영자 3명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재판부는 속옷 모델이 A씨임을 알아볼 수 있는 사진을 인터넷 쇼핑몰에 게시·유포하지 말라고 B씨 등에게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가 자신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는 상태에서도 사진을 사용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이같이 결정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사진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알려지면 A씨의 명예나 사회적 평가가 크게 저해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B씨 등이 명령을 위반할 경우 100만원씩 지급하게 해달라는 A씨의 간접강제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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