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가는 늦둥이 보고 있으면 업무 스트레스 한순간에 싹”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늦둥이 아들 시훈이와 낚시를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
“늦둥이를 키워본 사람이라면 압니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업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한방에 날아가는 것을.”
늦둥이 전도사이자 출산 전도사로 알려진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늦둥이 시훈이(7)를 키우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김 부지사는 경북도 보건복지여성국장 시절인 46세에 시훈이를 낳았다. 당시 우리나라는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경북에도 비상이 걸렸다. 김 부지사는 직원들과 도내 시·군을 다니며 출산 장려에 나섰다.
그러던 어느날 지인으로부터 “너부터 애를 낳는 것이 어떠냐. 그래야 설득력이 있지 않느냐”라는 말을 들었다. 김 부지사는 두 딸이 이미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는데 굳이 하나를 더 낳아야 하는지 몇 번을 망설이다 아내와 상의한 끝에 결국 낳기로 했다. 적지 않은 나이의 결심을 삼신할매가 좋게 봤는지 셋째가 들어섰다. 둘째 딸과는 15세 차이가 난다.
김 부지사는 휴가시즌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훈이와 시간을 보내려 한다. 지난 겨울에는 짬을 내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장에서 얼음낚시를 하고 왔다. 여름에는 서산에서 바다낚시를 했다. 시훈이와 낚시를 하는 이유는 애니메이션 ‘뽀로로’의 첫 장면에 얼음을 깨고 낚시하는 모습이 나오기 때문이란다.
그러나 늦둥이를 키우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사실 김 부지사도 늦둥이를 대학까지 공부시키는 일이 고민거리라고 했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공무원도 이런 걱정을 하는데 하물며 평범한 서민에게 아이 한 명 출산은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김 부지사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젊은 층의 취업도 중요하다. 그러나 결혼한 부부에게 더 큰 장애물은 주택 공급”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가 5년간 주택을 무상임대해 주고 향후 돈을 모아 주택을 구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특히 아이를 낳으면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 교육과 취업 등 전반적인 문제를 해결해주는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장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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