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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4선은 이제 험지로 가라

2019-08-14

더불어민주당 4선 정세균
5선 땐 텃밭 전북 대신 종로
국회의장 돼 고향발전 힘써
TK 4선들도 양지 버리고
수도권에서 금배지 달아야

[동대구로에서] 4선은 이제 험지로 가라
진 식 정치부장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전 국회의장은 전북지역(진안·무주·장수군)에서 15대부터 18대까지 내리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이후 2012년 제19대 총선에선 서울 종로구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대구경북(TK)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라면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민주당 텃밭인 전북을 뒤로 하고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통하는 서울 종로를 과감하게 택했다. 그 어렵다는 이른바 ‘험지’에서 당당히 우뚝 일어선 것이다. 이어 그는 20대 총선에서도 당선돼 전반기 국회의장(2016년 6월~2018년 5월)을 지낸 뒤 현재는 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가 국회의장을 맡고 있을 때인 2017년 12월, 전북도는 2018년 국가예산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6조5천685억원을 확보했다. 특히 신규 사업의 경우 향후 5조2천617억원의 국가예산이 연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어서 전북 발전의 금자탑을 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급기야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공식 브리핑을 통해 “이번 국가예산에는 역대 최고 수준의 새만금 예산이 반영돼 ‘단군 이래 최대 국책사업’이라는 위상을 되찾았다. 고향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지원을 해준 정세균 국회의장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정 전 의장에게 큰 절을 올렸다고 한다.

‘TK의 정세균’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내년 4·15 총선에서 5선 고지에 올라 국회의장을 바라보는 4선 의원님들 말이다. 국회에선 통상 3선이면 상임위원장, 4선이면 부의장, 5선 이상부턴 의장을 맡을 수 있다고 한다. TK에서는 그래서 4선 의원이 5선이 되고 국회의장까지 맡아 정세균 전 의장처럼 지역에 애정을 쏟아줬으면 하는 바람이 굴뚝같다.

그러나 TK 텃밭에서의 5선은 곤란하다. 이런 꽃길에선 5선 아니라 50선이라고 해도 여의도에서 인정받지 못한다. 2011년 7월 실시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앞서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했던 그 유명한 ‘경상도 국회의원 동메달’ 발언은 이를 잘 대변해 준다. 김 의원은 당시 “수도권 출신의 당 대표가 나와야 한다”면서 “(한나라당 텃밭인) 경상도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은 동메달, (험지인) 수도권 의원은 금메달이다. 같은 국회의원이라고 해도 메달이 다르다”고 했다. 공천만 받으면 쉽게 당선되는 지역에서 다선보다 한 석이라도 아쉬운 험지에서의 초선을 배출하는 게 더 낫다는 소리다.

김 의원의 메달 발언이 없더라도 5선을 꿈꾸고 있으면서 ‘양지(陽地)’에서 안주하는 모습은 비겁하다. 설사 5선이 된들 텃밭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동메달 의원이란 소릴 들을 수밖에 없고, 동메달 의원이 국회의장 될 리는 더더욱 없다. 결국 텃밭 5선은 지역발전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정치와 다를 바 없다.

적어도 5선을 꿈꾸고 있다면, 국회의장 정도는 돼서 지역발전을 위해 큰 힘을 보태줘야 하는 게 지난 4차례의 총선 동안 자신을 밀어준 지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닌가. ‘그동안 지역을 위해 해놓은 게 뭐냐’는 쓴소리는 차치하더라도, 무엇보다 16년 동안 지역에서 국회의원을 지냈으면 이젠 험지에서 더 큰 그릇으로 업그레이드 돼 지역민 앞에 금의환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지역의 4선 의원들에게 묻고 싶다. 내년 총선에서 ‘가만 앉아서 그저 먹는’ TK가 아닌 수도권 험지로 출마할 생각은 없으신가. 그래서 5선의 금메달 국회의장으로 지역발전에 견인차 역할을 할 생각은 없으신가. 우리는 이제 ‘TK의 정세균’을 갈망한다. ‘응답하라! TK 4선들이여.’ 진 식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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