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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성아트피아 '일루전:원초적 상상'전...수창청춘맨숀 '실재와 가상-그 경계에서'전

2020-01-22

미술은 대상의 재현이다. 똑같이 그려내든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하든, 그 완벽한 재현은 실재와 가상의 경계를 허문다. 한술 더 떠 놀랍도록 빠르게 발전하는 매체 기술의 발전이 가져온 원본 없는 시뮬라크르의 시대는 실재와 가상을 구분하려는 노력조차 무의미하게 만든다.
실재와 가상이 혼재하는 이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믿을 것이라곤 우리의 경험과 인식 뿐. 하지만 모방된 실재와 재현된 가상의 경계에서 우리의 경험과 인식이란 어떠한 가치와 의미가 있을까.

'본질'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 질문과 관련된 참신한 전시가 지역에서 열리고 있다. 수성아트피아 기획전 '일루전;원초적 상상'과 수창청춘맨숀 기획전 '실재와 가상-그 경계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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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성 작 [無. 生. 物]Oil on canvas,259x162cm,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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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영 Flower Box 92.0x63.5cm Oil on canvas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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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욱, Face, 2018, Oil on Aluminum, Scratch, 162 x 130cm
◆수성아트피아 '일루전:원초적 상상'

많은 사람들은 실물과 '똑같이' 그린 그림을 보면 "잘 그렸다"며 감탄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런 사실적인 그림에서 감동을 받는 것은 감상의 1단계, 첫 출발이라고 한다. 대구지역의 미술애호가들은 이 '똑같은 그림'에 유독 열광한다. 이 때문인지 다른 지역보다 극사실주의를 추구하는 작가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수성아트피아가 모처럼 선보이는 기획전 '일루젼; 원초적 상상전'은 하이퍼리얼리즘(극사실주의)의 대표적인 국내외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다. 사실보다 더 사실적인 작품에서 우리가 발견하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사실'이 아닌 '허구'다. 그 '허구'에서 우리는 비로소 '본질'을 찾을 수 있다.

사진처럼 극명한 사실주의적 화면에서 정밀한 복제의 감동을 넘어서 환상적이고 원초적인 상상까지 자극하는 작품들은 우리는 객관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이미 주관적인 세상의 이미지와 개념을 바라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이퍼리얼리즘 장르의 대표 작가인 이팔용, 장기영 등 지역 작가를 비롯 김영성, 김창영, 손수민, 한영욱 등 6명의 작가가 참여해 6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각자의 내러티브와 기법을 활용해 하이퍼리얼리즘이 갖는 다양한 효과를 극대화시켜 보여준다.

30년간 모래로 작업을 해온 지역 출신이작가로 현재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창영은 정밀 묘사 기법인 '트롱프뢰유(눈속임 기법)'를 이용해 모래를 표현하고 있다. 진짜 모래와 직접 그린 모래를 섞어 실재와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림으로써 실재와 존재에 대해 사유한다.
김성영 작가는 금붕어, 개구리, 달팽이와 같은 작은 동식물을 금속이나 유리, 물방울 등의 오브제와 함꼐 광고 사진처럼 화려하고 생동감 있게 연출한다. 한영욱 작가는 알루미늄 패널에 유화를 그린 후 바늘로 섬세하게 긁어내는 방식으로 얼굴의 주름, 땀구멍, 수염까지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2월1일까지


Minsun_WaveGenerator1
조민선, Wave Generator, 프로젝터, 컴퓨터, 키넥트센서, 커스텀 코드, 가변설치, 2019
◆수창청춘맨숀 '실재와 가상-그 경계에서'

4월 30일까지 열리는 이 전시는 2017년 대구건축비엔날레 전시 감독인 하광석 큐레이터가 기획을 맡았으며 청년 작가 20명이 실재와 가상을 넘나드는 그 경계의 작품 세계를 보여준다. 강건, 곽이랑, 권효정, 김승현, 김용원, 김현준, 김현희, 민주, 박수형, 배지오, 변영찬, 성태향, 유유진, 이미성, 이성경, 이승희, 이재호, 이현무, 정성진, 조민선이 참여했다.

전시는 실재로부터 재현된 또 다른 실재를 보여주는 작품과 가상으로부터 드러나는 실재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구분되어 선보인다. 가상과 실존의 무수한 경계 사이에 흩어져 존재하는 이 시대의 청년작가들이 가상과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를 다양한 매체 작업을 통해 들여다보는 전시다. 첨단기술을 활용한 미디어 매체를 비롯한 설치 작업들이 주로 선보인다.

김승현은 건물의 옥상 위에 설치된 광고판 철재 구조물을 미니어처로 재현하고 이를 다시 평면 회화로 그리는 작업을 한다. 그 그려진 광고판에는 텍스트 일부가 가려지거나 지워져 광고판의 기능을 상실한 그림이 남겨져 있다. 실재로부터 복제된 입체 작품을 회화로 다시 복제하여 그 본연의 기능이 사라지고 회화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강건은 왜곡되고 변형된 자신의 모습들을 독특한 재료를 사용하여 입체적 형태로 배치하여 타인이 생각하는 자아와 자신이 바라보는 자아 사이에서 사유해온 인간의 정체성의 의미를 들어내고자 했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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