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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 중구 투어버스 청라버스 타는 사람 적어 썰렁

2020-01-28

매년 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수입은 1천만원 안팎

청라버스1
지난 24일 오후 12시쯤 중구 향촌문학관 맞은편 주차장에 청라버스가 주차돼 있다. 탑승 대기자는 한 명도 없었다.

설 연휴 첫 날이던 지난 24일 오전 11시 55분쯤 찾은 대구 중구 향촌문학관 맞은편 주차장. 청록색으로 외관이 칠해진 미니버스 한 대가 덩그러니 주차돼 있었다. 이 버스의 이름은 '청라버스'로 대구 중구의 대표 관광자원인 근대골목을 돌아볼 수 있는 16인승 버스다. 출발 시각이 임박했지만 탑승 대기자는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취재진은 청라버스를 타고 코스 한 바퀴를 돌았다. 버스에 배치된 인원은 운전기사 한 명뿐이었고 내부에 설치된 모니터에서는 2017년 근대골목 현황을 보여주는 영상이 반복됐다. 각 명소에 도착할 때마다 짧은 안내방송이 흘러나왔으나 각 장소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알 수 없었다.


이후 서문시장 정류장에서 외국인 부부 한 쌍이 탑승했다. 이들은 내리고자 하는 정류장을 놓칠까 안내 책자를 손에서 놓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안내방송 멘트, 책자에 표기된 언어는 모두 한국어였다. 안내방송 화면 속 자막에 작은 영문병기를 확인할 수 있었고, 김광석길에서 무사히 하차했다. 30여분만에 끝난 청라버스 투어의 승객은 취재진, 외국인 커플 총 3명이 전부였다.
중구청이 운영하고 있는 도심순환형 투어버스 청라버스가 승객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대골목 방문객이 300만명을 돌파한 반면, 청라버스는 이용객 수는 제자리걸음을 하고있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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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운행 중인 청라버스 내부. 출발지점인 향촌문학관에서 서문시장까지 가는 동안 취재지을 제외하고는 탑승객이 한 명도 없었다.

27일 중구청에 따르면 청라버스 이용객 수는 2016년 3천204명, 2017년 6천209명, 2018년 5천5명, 지난해에는 5천173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청라버스 운영 수익금은 831만원, 1천356만원, 1천15만원, 795만원이다. 매년 1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에 맞는 실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한때 일반 마을버스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중구청은 투어버스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초 수창공원·달성토성·서문시장 등 5개 정류장을 확대 편성했으며, 요금을 이원화(1일 승차권 3천원, 1회 승차권 1천원)했다.


탑승객 저조의 배경에 대해 청라버스가 관광상품으로 매력이 없다는 분석이 있다. 관광을 목적으로 하고 있지만, 단순 '이동수단'의 역할만 하고 있어 탑승객을 흥미를 끌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안내방송이 짧아 해당 관광지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 수 없고, 운전기사 혼자 발권과 승하차 안내 및 관광지 소개 등을 맡고 있어 추가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 이 때문에 지난해 시범 운행 당시 문화해설사 동승, 안내방송 시스템 개선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 바 있다.


이에 중구청은 지난해 9월부터 '청라투어'를 도입,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투어를 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10~14명으로 인원 제한이 있는 탓에 신청이 많지 않은 편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청라버스 티켓 한 장으로 주요 관광지를 갈 수 있고, 하루종일 이용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라며 "실제 이용객들의 만족도는 높아 타시도에서도 청라버스를 벤치마킹하려는 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글·사진=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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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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