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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아카데미, '영화의 추억'을 소환하다.

2020-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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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 작품들. 기생충.
지난 10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일명 '오스카상'이라 불리는 아카데미상은 오랜 역사를 지닌 미국 최대의 영화상이다.
제1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지난 1929년 열렸다. 아카데미상은 아카데미 회원이 뽑는데, 영화제작에 직접 관여하는 사람들만이 투표권을 가진 영화인에 의한, 영화인을 위한 상이라고 불리는 미국 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상이다. 영화의 여러 분야에 시상을 하지만, 그 중에서도 작품상과 감독상, 여우·남우주연상, 각본상 수상에 전 세계 영화 팬들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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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 작품들. 양들의 침묵.
이목이 집중된다.

우리 영화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이라는 '거짓말 같은 현실'이 '영화의 추억'을 다시 소환하고 있다.

◆아카데미, '시네마 키드' 가슴에 불 지피다
"역시 봉준호 감독이 최고야" "기생충보다는 설국열차가 훨씬 낫다" "나는 박찬욱 감독이 더 좋아" "진짜 천재 감독은 장준환 아닐까"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이 들려온 이후 국내 '시네마 키드'들이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지금처럼 유튜브 등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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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작들. 브로크백 마운틴.
체가 다양해지기 전, 극장에서 혹은 집에서 영화를 즐겨보던 세대들이 유독 봉 감독의 수상 소식을 반기고 있다.

추억속 '주말의 명화' 등 화제로 떠올라
오스카 선택한 보석같은 영화 회자되기도
봉 감독 작품 등 다시보기도 새로운 흐름

페이스북 등 SNS에는 봉 감독과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축하하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한동안 SNS에는 우울한 국내 정치 상황이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의 글이 넘쳤지만, 모처럼 '영화 이야기'가 주제가 된 것이다.

무미건조한 직장인들의 대화에도 영화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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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주요 수상작들. 미스 리틀 선사인.
직장인 안모씨(43)는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으면서 한참 동안 영화 이야기를 했다. 동료들끼리 '봉준호파' '박찬욱파'로 나눠 설전을 벌이기도 하고, 추억 속 '주말의 명화' 이야기도 나눴다"며 "요즘 국내 정치나 경제 상황을 보면 우울한 소식 밖에 없었는데,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덕분에 모처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구의 30대 직장인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소식을 들으니 20대 때 대구 아카데미 극장(현 CGV대구아카데미)에서 당시 아카데미상 수상작이었던 '브로크백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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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작들. 노예 12년.
운틴'을 조조 영화로 보면서 대성통곡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며 "바쁜 일상과 퍽퍽한 현실에 치여서 한동안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지난 시절 명작 영화와 봉 감독의 작품을 찾아서 봤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봉준호 감독과 그의 영화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개봉했던 '기생충'이 최근 재개봉되는가 하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과 영화 속에 등장한 음식과 노래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타이타닉
우리에게 알려진 아카데미 시상식 주요 수상작들. 타이타닉.

◆우리가 좋아했던 아카데미 영화들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은 칸이나 베니스 등 다른 영화제 수상작들보다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알려진 작품이 많다. 아카데미에서 상을 받은 영화 중에는 스케일이 큰 대작이 있는가 하면, 작고 소소한 이야기를 감각적으로 그려낸 작품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숨은 보석'같은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받고 나서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 개봉되는 사례도 있었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해 가슴 아픈 사랑을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역사와 사회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내용의 아카데미상 수상작들은 수상 자체로 전 세계에 큰 메시지를 남기곤 했다. 그 영화들이 있기에 세상은 조금 더 진보할 수 있었다.

지금도 많이 회자되고 있는 대표적인 아카데미상 수상 영화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국내에 소개된 후 오랫동안 영화 애호가와 평론가들 사이에 화제가 됐던 대표적인 영화로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있다.

브로크백 마운틴은 2006년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회적으로 금기시됐던 인연을 맺은 '에니스(히스 레저)'와 '잭(제이크 질렌할)'의 가슴 절절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로, 당시에는 파격적인 내용과 함께 많은 생각거리를 남겼다. 이 영화가 주목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에니스 역을 맡았던 히스 레저가 사망하면서, 브로크백 마운틴은 더욱 아련한 작품으로 많은 영화 팬들의 가슴 속에 남아있다.

 

타이타닉, 전세계 가장 대중적 히트작품 

심리스릴러 '양들의 침묵' 굵직한 상 석권
아카데미, 작지만 큰 영화에도 상의 영광

전 세계에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아카데미상 수상 영화는 아마도 '타이타닉'일 것이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타이타닉은 1998년 제7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수상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케이트 윈슬렛의 아름다운 모습이 담긴 이 작품은 당시 무려 14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11개 부문을 수상했다.

1992년 제64회 아카데미 작품상은 뛰어난 심리 스릴러 영화인 '양들의 침묵'이 차지했다.
당시 양들의 침묵은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남우주연상 등 굵직한 상을 모두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명작은 세월을 뛰어넘는 것처럼, 양들의 침묵은 지금 봐도 탄탄하게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평이다.

또한 지난 2014년 쟁쟁한 후보작들을 제치고 작품상을 받은 '노예 12년'은 아카데미 시상식 사상 첫 흑인 감독(스티브 맥퀸)의 작품상 수상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아카데미상 트로피가 거대한 스케일의 대작들에게만 향하는 것은 아니다. 일상을 주제로 깊은 철학과 잔잔한 감동의 이야기를 담은 '작지만 큰 영화'에게도 상의 영광은 돌아갔다.
대표적으로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이 2007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본상과 남우 조연상 등을 수상했다. 이 영화는 당시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미스 리틀 선샤인이 되고 싶은 소녀의 꿈을 위해 길을 나선 가족들의 이야기와 해프닝을 담은 영화로, 아직까지 많은 매니아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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