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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사진 찍기 좋은 날

2020-05-29

러시아 연방 우주국은 최근 코로나19 사태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대기 질이 크게 나아진 모습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연방 우주국이 보내온, 지독한 대기오염 탓에 이곳의 하늘을 제대로 확인하기 힘들었던 과거의 사진과 대기 질 개선으로 도시의 윤곽이 뚜렷이 보이는 모습의 사진을 제시했다. 코로나의 역설로 알려진 이 같은 대기 질의 변화는 올 들어 몇 년간 보기 힘들었던 청명한 날씨를 보여주었다.

지난주 중반이었던 20일 문경의 날씨는 그야말로 시리도록 청명한 날씨였다. 많은 사람이 "사진작가는 아니지만 사진을 찍기에 참 좋은 날"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였다. 아주 맑은 날 조령산 정상에 서면 멀리 112㎞ 떨어진 계방산이 보이고 북쪽으로는 140㎞ 넘게 있는 경기도 가평의 화악산이 촬영된 사진이 나돌고 있다. 이날 보여준 날씨는 봄 날씨로는 몇십 년 만의 맑음이었고 가을이나 겨울의 대기 상태로도 쉽게 설명하기 힘들 정도의 깨끗함이었다. 물론 까마득히 멀리 있는 산도 아주 잘 보였다.

문경새재의 자랑은 맨발로 걷기 좋은 황톳길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맑고 깨끗한 물과 공기도 빠지지 않는다. 문경새재길을 걷기만 해도 저절로 힐링이 될 만큼 좋았던 공기가 언젠가부터 봄이면 황사가 기승을 부리고 미세먼지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나타나고 있다. 손님을 맞아 문경새재를 안내하는 것에 은근한 자부심을 가졌던 것도 이젠 옛이야기다. 대기의 질이 나빠진 것이 마치 나에게 원인이 있는 것처럼 미안한 마음이 든다.

모처럼 쾌청한 날씨를 보며 덩달아 밝아진 마음도 다시 일상처럼 되돌아간 '미세먼지 보통'이나 '나쁨'의 예보를 보며 예전의 맑기만 했던 공기가 소중했음을 깨닫는다. 소소한 일상이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코로나19 사태다. 빨리 극복되길 또 빌어본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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