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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두 번째 '아이 캔 스피크'

2020-05-30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 중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영화는 '아이 캔 스피크'일 것이다. 국민배우 나문희가 주역을 맡은 이 영화는 2017년 개봉돼 3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나문희의 명품 연기 덕분에 대종상영화제 여우주연상, 뉴욕 아시아영화제 관객상 등을 받기도 했다. 영화는 많은 민원을 넣어 도깨비 할매라 불리는 옥분과 원칙주의자인 9급 공무원 민재가 만나 우여곡절 끝에 미국 하원 의회 공개청문회에 서기까지의 과정을 담았다. 이 자리에서 위안부 피해자인 옥분은 어렵게 배운 영어로 자신이 당한 아픔을 절절히 전한다. 그의 증언은 2007년 미 하원이 일본 정부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위안부 강제 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하라'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영화는 실화를 토대로 해 더 큰 감동을 줬다. 정의기억연대(정의연)와 윤미향 전 정의연 이사장을 강도 높게 비판한 이용수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았다. 위안부 피해자에서 용맹한 인권운동가로 거듭난 이 할머니는 미국·일본·유럽 등을 돌며 위안부 실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가 1992년부터 열어온 수요집회에 꾸준히 참석한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수요집회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다. 수요집회의 상징인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 윤 전 이사장에게 속고 이용당했다며 수요집회를 없애야 한다는 충격발언까지 했다.

두 번에 걸쳐 기자회견을 연 이 할머니는 정의연과 윤 전 이사장이 위안부 피해자를 이용해 돈벌이하고 지원은 제대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날선 비판을 했다. 특히 정의연이 벌여온 모금운동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했다. "어린 학생의 돼지저금통에 든 돈까지 받아 챙기는 것이 부끄러웠다. 한숨도 잘 수 없었다"며 오랜 시간 침묵해온 괴로운 심정을 밝혔다. 그가 10여 년 전 미 하원에서 보였던 용기를 다시 보였다. 그의 두 번째 '아이 캔 스피크'다.
김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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