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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화와 회화 경계를 넘나든 박철호 기획전...인당뮤지엄에서 7월30일까지

2020-07-07
IMG_2360
EncounterⅢ_Etching_104x78cm_2000
EncounterⅢ_Etching_104x78cm_2000
박철호 작가의 작업은 판화와 회화 경계를 넘나든다. 굳이 말하자면 판화의 도구와 기법으로 그린 회화라고 할까. 그렇게 판화와 회화와의 그 어디쯤, 그의 작품은 존재한다. 긁고 부식하고 칠하는 번거로운 프로세스가 오롯이 드러나는 그의 작품이 깊이를 알 수 없는 감동으로 다가오는 까닭이다.

 

"붓으로만 그리는 작업은 재미가 없다"는 그가 놀이하듯 즐겁게 펼쳐 보이는 전시회 'Spielraum'이 30일까지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에서 열린다. 'Spielraum'은 '놀이(Spiel)'와 '공간(Raum)'의 합성어다. 힘들고 고단했으나 행복했던 지난 30여년의 작업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전시다. 1990년 초기 판화 작품부터 2020년까지 캔버스 작품까지 판화 , 드로잉, 캔버스 , 조각 , 설치 등 총 100여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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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lection_Mixed media on Paper_78 x 106 cm_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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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ple_Mixed media on Linen_470x545 cm_2020
실험적이고 노동이 많이 들어가는 독특한 박철호식 작업의 시작은 판화를 운명처럼 만났던 대학교 2학년 때부터다. 

 


그는 "다양한 판화적 기법 덕분에 평면이 드라마틱하게 변화하는 것에 관심이 끌렸고, 스스로 그러한 작업 자체를 즐겼다"고 했다. 물성을 탐구하고, 기술을 익히고, 그것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이런 모든 과정은 흥미로웠으나 힘들었다. 꿈을 꾸고 절망하고 다시 희망을 품는 지난한 과정이 끝도 없이 반복됐다. 그러나 그는 지치거나 실망하지 않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다. 


판화, 동판화, 평판화 등 다양한 기법과 미디움, 돌가루, 발포 잉크, 파라핀왁스, 알루미늄판 등 재료적 실험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갔다. 캔버스와 린넨을 소재로 재료나 크기의 제약을 두지 않고 판화(실크스크린)적 요소를 그대로 간직한 채 표현하기도 했다. 빨강, 파랑 등 원색도 거부감 없이 끌어들였다. 판화적인 기법을 자유자재로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판화와 회화의 경계는 무너지고 작업은 더 자유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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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전경

이러한 물성과 기법의 변화는 그대로 주제의 확장으로 이어졌다. 희망과 절망, 삶과 죽음이라는 단편적이고 이분법적인 주제에 천착해 온 작가가 점차 순환과 공존을 노래하기 시작한 것. 죽음과 살아있는 것들의 공존으로부터 시작된 그의 작품 세계는 자연이 순환되는 모습을 통해 삶의 의미와 존재의 가치를 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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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pple_Acrylic on canvas_ 163x130 cm_2019

유진상 미술 평론가는 이러한 박철호의 작업을 "미시(微視)에서 거시(巨視)의 세계로 도도하게 '줌-아웃' 해왔다"고 평가했다. 나날이 넓어지고 커지는 그의 세계가 보여줄 또 다른 앞으로의 세상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은 시간대별 관람객 분산과 안전한 거리두기 관람을 위해 예약제를 실시한다. 사전예약은 대구보건대학교 인당뮤지엄 홈페이지 또는 전화로 가능하다.

이은경기자 le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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