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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청도버스터미널 중단 장기화…버스 기다리는 노인들 비·폭염에 무방비

2020-08-11

2평 남짓 임시승강장 세웠지만
좁은 천막 안 햇빛만 겨우 가려
郡 "컨테이너 승강장 제작중"
터미널 부지 매입은 불가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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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버스터미널 운영이 9일째 중단된 가운데 청도지역 주민들이 청도군에서 그늘막으로 마련한 임시 버스승강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경북 청도공용버스터미널 운영업체인 우국C&D가 지난 1일부터 경영난을 이유로 터미널 운영을 일방적으로 중단(영남일보 8월4일자 9면 보도)하자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버스터미널 운영 중단 9일째인 지난 9일 기자가 찾은 청도역 주변에 마련된 임시 버스승강장. 버스터미널에서 30m 떨어진 임시 승강장에는 70~80대의 어르신 5∼6명이 지친 모습으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늘막으로 햇빛은 겨우 가릴 수 있었지만 비바람이나 무더위를 피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초기 터미널 운영이 중단된 사실을 알지 못해 기존 터미널에 갔다가 다시 임시 승강장을 찾는 우왕좌왕하던 모습은 덜했지만 주민 불편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

청도시장에서 열린 오일장에 나왔다가 다시 집(남성현 방면)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린다는 70대 후반의 할머니 두 분은 "오늘은 그나마 비가 안 온 게 다행"이라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전날(8일) 청도지역에 쏟아진 장맛비로 임시 승강장이 아수라장이 됐기 때문이다. 청도군에서 비닐로 그늘막을 긴급히 둘러쌌지만 이용객들은 좁은 공간에서 쏟아지는 폭우를 피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다.

할머니들은 "터미널 대합실은 냉방이라도 되지만 이곳은 선풍기 하나 없는 그늘막이 전부"라며 "터미널 운영이 빨리 정상화되어야지 너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70대 후반의 할아버지는 "터미널 대합실은 공간이 넓어 (코로나19로 인한) 거리 두기도 가능하지만 임시 승강장은 2~3평 정도로 협소해 거리 두기마저 힘들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청도를 찾은 외지인도 불편을 겪기는 마찬가지. 서울에서 청도에 있는 부모 산소를 찾았다는 한 어르신(83)은 "이렇게 주민복지가 형편 없으면 서울 같으면 벌써 난리가 났을 것"이라며 "아무리 시골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대부분이라지만 청도군에서 이렇게 방치해도 되느냐"며 혀를 찼다.

청도군도 이 같은 주민 불편을 우려해 주민 불편 해소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주민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답답한 모습이다. 청도군 관계자는 "임시 승강장을 그늘막에서 냉방이 되는 임시 컨테이너로 바꾸기로 하고 제작에 들어간 상태"라고 했다.

주민 불편과는 상관없이 터미널 운영 중단 사태는 장기화될 조짐이다. 터미널 부지 매입을 요구하는 운영업체 측의 주장을 청도군이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청도군 관계자는 "터미널 부지 매입은 검토한 바 없다"면서 "대신 민간업체가 운영 중인 터미널을 군에서 임차해 직영하는 방안을 갖고 업체 측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사진=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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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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