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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칼럼] 우울증을 극복하는 시크릿 레시피

2020-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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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프레너미(frenemy)'라는 영어 단어가 있다. 친구를 뜻하는 프렌드(friend)와 적을 의미하는 에너미(enemy)'가 결합해 생긴 신조어다. '친구를 가장한 적'을 일컫는 말로, 친한 척하며 상대를 계략에 빠뜨리는 극히 위험한 사람이다. 평탄하게 잘살아오다 말년에 당하니 더 뼈아프다. 오랜 세월 믿었던 친구가 배신했다. 우울증을 앓았다. 우울증 극복은 상당히 어렵다. 병원도 다니고, 약도 먹지만 치유가 어렵다. '마음의 암'이다. 흔히 우울증이 자해·자살로까지 이어지기 쉬운 이유다.

이에 우울증을 극복하기 위한 나만의 시크릿 레시피를 공개한다.

#1. 법륜 스님의 설교 말씀. 악연을 만나면 그 사귐에도 분명 배우는 것이 있으니 감사하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배신한 친구는 끊임없는 거짓말로 필자를 기망했다.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거짓말 퍼레이드였다. 복기해보니 그 친구는 본인이 거짓말을 하는지조차 깨닫지 못하면서 좋은 머리로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습관성 거짓말, 허언증 환자였던 것 같다. 의학적으로 말하면 허구의 세계를 진실이라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상습적으로 반복하는 반사회적 성격 장애인 '리플리 증후군'. 거짓말을 하면 딸꾹질을 하는 피노키오만도 못한 불쌍한 친구였다. 그 친구를 통해 아주 작은 거짓말도 하지 말아야겠다는 고귀한 깨달음을 얻었다. 거짓말은 상대를 죽이는 치명적 비수가 된다는 것을 알았으므로. 그러니 역으로 얼마나 고마운 인연인가. 모든 게 마음 먹기에 달렸다. 그 친구도 용서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2. 1년 반 정도 거리를 헤매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유기견을 입양했다. 수술과 20일간의 입원 후 집으로 데려와 '꽃길이'라고 이름을 붙여줬다. 배신과 거짓을 모르는 꽃길이는 우울증 치료의 특효약이 됐다. 매일 같은 베개를 베고 잔다. 필자가 '꽃길이'를 살렸고, '꽃길이'가 필자를 치료했다.

#3. 사무실의 '식물 살리기 프로젝트'. 대개 선물로 받은 식물들은 적당히 방치되다가 말라 죽는 것이 거의 정해진 운명이다. 조직원 누구 하나 특별히 애정과 관심을 주지 않으므로. 필자의 사무실도 예외가 아니었다. 수차례 물 먹는 주기를 테스트하고, 햇볕 쪽으로 옮겨주고, 비료도 주고, 가지도 쳐주고, "사랑한다. 고맙다"를 반복했다. 기적같이 모두 살아났다. 지금은 사무실 로비가 식물원 같다. 식물들을 살려내는데, '산책길 동·식물에게서 찾아낸 자연의 항우울제'라는 부제가 붙은 '야생의 위로(에마 미첼 지음)' 라는 책도 큰 도움이 됐다.

#4. 시간이 되는 대로 사무실 설거지를 도맡아 한다. 혹시 아시는지.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와 애플의 스티브 잡스도 명상의 한 방법으로 설거지를 택했다. 무아지경의 노동을 하는 동안 모든 더러움은 씻겨져 나가고 그릇마다 반짝반짝거린다. 동시에 우울증은 싹 날아가고 새로운 상상력이 솟구친다. 강추한다.

#5. 매일 아침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초보자에겐 '남자의 클래식'(안우성 저)이 좋은 길라잡이. 한 곡씩 소개할 때마다 유튜브에서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바코드까지 붙여놨다. 이 모든 시크릿 레시피보다 더욱 결정적인 것은 100세 철학자 김형석 선생의 살아있는 경험담. "살아보니 열매 맺는 60~90세가 가장 중요" 하단다. 김 선생이 말하는 핵심은 '아름답고, 선한 인간관계'. 그래 이제부터 시작이야.
김 행 소셜뉴스 위키트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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