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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직접 전화로 자택대기 중이던 환자 상담해 불안감 덜어줘

2021-01-25

'코로나 백서'에 담긴 대구시의사회의 기록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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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3월은 코로나19로 병의원도 방역물품을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었다. 특히 코로나19 외에 다른 질환을 진료해야 하는 일선 병의원에서도 의료용 알코올과 소독용 알코올이 부족했다. 이에 대구시의사회가 대구시에 요청해 확보한 의료용 알코올과 소독용 알코올을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나눠졌다. 격려방문차 현장을 찾았던 대구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이 직접 알코올 통을 나르고 있는 모습. <대구시의사회 제공>

지난해 2월18일 코로나19 대구 유행 당시 병·의원은 방역과 소독에 필요한 의료용과 소독용 알코올이 부족했다. 대구시의사회는 대구시에 지원을 요청, 의료용 알코올(1ℓ) 5천개, 소독용 알코올(20ℓ) 1천개를 확보했다. 병·의원에 어떻게 배포할 것인지도 문제였다. 접촉을 최소화해야 하는 상황에 대구시의사회는 대구스타디움 주차장에서 드라이브 스루 방식으로 배포키로 했다. 대구시의사회 이성구 회장이 직접 알코올 통을 날랐고, 심삼도 기획이사는 2통씩 옮기다 허리디스크가 재발하기도 했다. 김경호, 김용한 공보이사는 몸살을 앓았다. 이 회장도 20ℓ짜리 소독용 알코올을 옮기다 넘어져 치아와 얼굴에 상처를 입었다.

세계 최초로 대구에서 시작한 '생활치료센터'와 '의료진 전화건강상담' 탄생도 화제를 모았다.

하루 최대 의사 155명 자원봉사
확진자 5332명 불안감 덜어줘
대구서 시작한 '생활치료센터'
현행법상 시설 임시설치 어렵자
대학병원 교수가 정부 설득나서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급격하게 확진자가 증가, 병실 부족은 현실화됐고, 2월27일 자택에서 입원대기 중이던 확진자가 숨지는 일이 생겼다. 자택에 대기 중이던 수많은 확진자의 불안은 극에 달했고, 공무원이 아닌 의사가 직접 상담에 나섰다. 2월23일부터 대구지역 의사가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하루 최대 155명의 의사가 2천539명의 확진자를 전화상담했다. 확진자 감소로 4월8일 마지막 상담까지 모두 확진자 5천332명의 불안감을 덜어줬다.

전화상담을 통해 불안감을 덜었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었다. '생활치료센터'가 탄생한 배경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의료기관이 아닌 시설을 임시로 설치, 진료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는 탓에 공무원이 선뜻 나서지 못하자, 이경수 교수(대구시 감염병관리지원단·영남대 의대 예방의학과)가 당시 이진석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등을 설득했다. "주말이 지나면 확진 후 자택 대기 환자가 몇 명이나 더 사망하게 될지 모른다"고 읍소했고, 결국 생활치료센터가 등장했다. 코로나19 환자의 공포감을 고려해 '격리' 대신 '치료'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세심함도 보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실신해 병원 신세를 졌던 일화도 소개됐다. 병원으로 실려 가기 전 대구시청 10층 상황대책반에서 봉사 중이던 대구시의사회 권재은 법제이사(보강병원 신경외과)는 시장실에서 권 시장을 처음 진료했다. 식은땀, 어지럼증 등의 증상으로 심뇌질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병원 진료를 강하게 권했고, 권 시장이 경북대 응급실에서 받은 검사에서도 같은 소견이 확인됐다. 입원 기간 권 시장을 지켜본 의료진도 "며칠간 치료와 안정을 거친 후에야 겨우 일상적인 거동이 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과로 상태였다"고 전했다. 당시 '연출된 쇼'라는 악성루머가 나돌기도 했지만, 권 시장의 상태는 실제상황이라는 게 대구시의사회의 설명이다.

대구시의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서 함께 일하며 지켜본 공무원들은 성실하고 정직한 대구시민의 공복이었다. 이름을 남기지 않은 대구시청과 보건소의 수많은 공무원 모두가 코로나19 극복의 또 다른 주인공"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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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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