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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지대] 4·7재보선 결과와 대선 정국

2021-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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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옥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4·7재보선은 더불어민주당의 참패로 끝났다. 서울과 부산 시민들은 무섭게 심판했다. 서울 강북과 같은 전통적인 여권 텃밭에서도 완패했다는 것이 잘 보여주고 있다. 야당이 제기한 '정권심판론'이 지난 재보선 결과를 규정했다. 여당후보들이 제기한 이슈들은 변수가 되지 못했다. 민주당은 2020년 4·15총선에서 대승을 거둔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패한 것이다.

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인가. 지난 보선 결과는 1년 후에 있을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이번 보선 결과는 야권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및 중도층의 야당후보 지지로 선회 그리고 여당 지지세력 이완으로 요약할 수 있다. '샤이 진보'라는 이색적인 단어까지 만들어냈지만 실체가 없었고 여당 지지자들은 투표할 확신을 갖기 힘들었다. 많은 사람들은 부동산정책의 실패를 패배 원인으로 뽑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1년 전에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었나.

1년 전으로 시계를 돌리면 코로나19가 있었다. 즉 국민은 코로나 극복을 위해 여당인 민주당에 표를 몰아준 것이다. 그때 국민의힘의 전신은 코로나 극복을 위한 협력 대신 비판만 한다는 인식을 받고 참패했다. 사실 지난해 4·15총선이 정부 여당의 중간 평가적 선거였어야 했지만 코로나 이슈가 선거를 덮었던 것이다. 같은 현상이 이번 재보선에 발생했다. 다른 이슈는 설 자리가 없었다. '정권심판'에 다수의 국민이 결집한 것이다. 그만큼 부동산 이외의 사안들에서도 민주당은 잘했다는 평가를 받지 못했고 민주당 후보에게 투표할 이유를 주지 못했다.

이제 '진영'의 두께는 얇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더 많은 시민이 자신이 정한 진영보다는 결과를 기준으로 투표한다. '콘크리트'라 불렸던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도 짧은 시간 동안 와해되었으며 180석에 가까운 대승을 거두었던 민주당도 1년도 안 돼서 심판을 받았다. 즉 한국시민들은 오늘의 승자를 내일의 패자로 만드는 '심판자'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선거의 새로운 기준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보선 결과가 내년 대선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갖기 쉽지 않다. 시민들의 '심판자' 또는 '평가자' 역할이 점점 더 커질수록 내년에 있을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워진다. 무엇을 '심판'하고 누구를 '평가'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선거가 끝나자마자 재보선에 가려져 있던 '대선시계'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선거에 패배한 민주당이 불리한 것은 맞다. 그렇다고 승리한 국민의힘이 유리한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유력한 후보가 아직 없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결합할 경우 '힘'을 받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윤석열 전 총장의 결합도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 당과의 통합도 간단하게 처리될 일이 아니다. 야권 지지자들은 이번 보선에서의 후보단일화 경험에 자신감을 얻었고, 대선에서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보면 대선 단일화가 얼마나 어려웠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민주당은 심판을 받을 만큼 잘한 게 없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시민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고쳐나가는 것이 시작이어야 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윤 전 총장과 지지율 양강구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용의 변화 없이 시민을 설득하기 어렵다. 특히 중도층과 부동층이 왜 돌아섰는지 그 이유를 파악하고 고치는 것이 중요하다. 보선 결과가 대선정국의 불확실성을 해소할 것이라는 견해와는 달리 오히려 여야 모두 안개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다.
김관옥 <계명대 공공인재학부 정치외교학전공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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