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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오 내포한 '젠더 갈등' 전방위 확산...'여성도 징병' 청와대 청원 26만명

2021-05-07
메갈포스터
최근 온라인에서 남성혐오 표식(붉은 원)으로 논란이 된 GS25의 판촉 포스터. 왼쪽부터 원본, 수정본, 재수정본.  인터넷 캡처


최근 '젠더 논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 공간을 넘어 예상치 못한 영역으로도 번지는 모양새이다.


한 편의점 업체에서 배포한 SNS용 홍보포스터를 두고 일고 있는 '남성혐오 코드'이 대표적이다. 유통업계는 물론 경찰청 등 관공서의 홍보자료에도 '남성혐오 코드 찾기'가 확산되고 있다.
 

편의점 유통체인 GS25는 최근 SNS에 캠핑장을 배경으로 한 캠핑행사 홍보 이미지를 올렸다. 5월 한 달 간 캠핑 상품을 제공한다는 내용의 판촉 포스터다.
 

논란은 포스터 배경에 있는 손 모양이 남성혐오 커뮤니티인 '메갈리아' 로고와 비슷하다는 지적으로 시작됐다. 또 포스터에 담긴 영어문구의 맨 뒷글자들을 아래에서부터 읽으면 'megal'이라는 낱말이 된다며, 남성혐오 코드가 심겨져 있다는 주장이 일각에서 나왔다. 사태가 커지자 GS25 측은 손 모양과 영문을 지운 포스터로 재업로드했다.
 

해당 논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직장인 박모(달서구 상인동·28)씨는 "수정된 포스터에도 계속해서 '표식'을 남겨 기싸움을 하는 것이 웃기다"고 말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상에 "계속 숨기는 사람도, 발견한 사람도 대단하다"고 했다.


과민반응이라는 지적도 있다. 대학생 손모(26)씨는 "엄지와 검지로 과자를 집는 손 모양이 나오는 다른 포스터도 있다"며 "그런 손 모양을 무조건 메갈리아 로고라고 단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불매운동으로까지 사태가 확장되자 결국 조윤성 GS25 사장이 사과했다. 그러나 불씨는 이미 다른 업체와 기관으로 퍼졌다. 네티즌들은 신세계의 이마트24의 판촉 포스터, 서울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이 배포한 개인 이동장치 관련개정법안 홍보물에도 메갈리아 로고 손 모양을 발견하고 수정을 요구하는 등 행동에 나섰다.


정치인, 정치평론가 등도 젠더 이슈를 두고 날선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의원이 SNS에 GS25의 홍보물에 대한 비판입장을 남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 최고의원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전 최고의원은 2일 SNS에 "젠더 갈등이 없다고 이 악물고 부정하는 분들은 이런 게 기사화되는 맥락조차도 이해 못하고 있을 듯"이라는 글을 올렸고, 진 전 교수는 "히스테리가 초래한 사회적 비용"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군대'를 둘러싼 논쟁도 뜨겁다. 최근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행 병역제도를 '모병제'로 전환, 지원 중심으로 군대를 유지하되, 온 국민이 남녀불문 40~100일 정도의 의무 기초군사훈련을 받는 혼합병역제도인 '남녀평등복무제'를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고 주장해 군대 논쟁에 불을 당겼다.
 

지난달엔 '여성도 징병 대상에 포함시켜 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와대 국민청원도 등장했다. 이 청원은 6일 기준으로 참여 인원이 26만 명을 넘어서며 답변 대기 중에 있다.
 

이런 분위기를 두고 일각에선 정치권이 '이대남'이라 불리는 20대 남성의 표심을 잡기 위한 계산이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조모(대구 서구·28)씨는 "부동산 이슈 등으로 이탈한 20대 남성 표가 급해진 정치권이 회유책으로 군대와 젠더 갈등을 언급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다.
 

최근의 젠더 갈등에 대해 국민의 피로감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나온다. 젠더를 주제로 한 건강한 논쟁이 아닌, 지나치게 과열되고 '혐오'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조금만 화제가 돼도 여과장치 없이 큰 이슈로 확대 재생산된다. 젠더 논쟁을 대할 때도 우리 사회에 극단적인 입장을 내세우는 사람은 언제나 존재해왔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라며 "한 사회의 복잡한 이슈를 단순히 '남자와 여자'로 선을 긋거나 '남자 대 여자' 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도 문제"이라고 지적했다.
박준상기자 juns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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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상 기자

디지털뉴스부 박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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