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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참을성 없는 환자가 더 이득인 '무릎병'

2021-06-22

젊은 연령 환자 증가 추세지만
대부분 방치하다 치료시기 놓쳐
인공관절치환술 65세이상 권장
연령 무관 늑연골세포이식 관심

대구바로본병원 조현구 과장
조현구 〈대구 바로본병원 과장〉

"처음부터 참지만 말고 진작에 병원을 찾아 치료할 것을… 괜히 참고, 잠 못 자며 버틴 게 더 큰 병을 키웠네요. 관절염이라는 게 더 나이든 사람 병이라고 생각해서 몇 년만 더 버텨봐야지 했는데…."

얼마 전 진료실을 찾아 무릎 연골 손상을 진단받은 환자의 말이다. 50대로 벌써 연골이나 관절에 이상이 생겼으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했다. 무릎에서 느껴지는 경미한 통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무시하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정도가 되자 뒤늦게 병원을 찾은 것. 비단 이 환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40~50대 비교적 젊은 연령의 무릎 연골 손상 환자 상당수는 '아직 젊은데…'라는 생각에 아파도 참고 방치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늦추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릎병=노화'라는 세간의 통념과 달리 무릎 연골손상은 연령과 무관하게 심한 충격이나 반복적인 가벼운 외상 후에 발생되는 외상성의 형태로도 나타날 수 있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배드민턴 등의 운동이나 반복적인 활동, 업무 등에 시달리며 연골에 지속적인 미세 외상과 충격이 가해져 무릎의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젊은 연령대의 환자들도 점점 증가하고 있다.

이들의 문제는 초기 증상을 간과하다가 상태가 악화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다는 것이다. 무릎 연골 손상이 생긴 초기엔 약물이나 주사 등의 보존적 치료로 통증을 일부 관리할 수 있지만 대개 일시적 증상 완화에 그쳐 만족도가 낮다. 더욱이 관절 연골에는 혈관이 없고 조직 중 세포의 비율이 매우 낮아 한번 손상되면 스스로 재생되지 않아 결국 통증 문제를 해결할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무릎 연골 손상의 치료는 가급적 병변 주변부에 남아있는 관절을 유지하면서 결손 부위를 건강한 연골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접근한다. 간혹 극심한 연골 손상 말기에 이르면 인공관절 치환술을 함께 고려하기도 하지만, 인공관절의 평균 수명이 15~20년 정도임을 감안해 65세 이상의 환자들에게 주로 권장되고 가장 마지막 방법으로 추천된다.

이밖에 결손 부위의 연골을 대체하는 수술적 치료로는 미세천공술이 주로 시행되어 왔다. 이는 결손 부위의 뼈에 여러 개의 미세한 구멍을 뚫어 골수 속의 피가 나오도록 하고 이 핏속의 연골생성 세포가 결손 부위에 연골을 생성하게 하는 치료법이다. 다만 이때 형성되는 연골조직은 본래의 관절 연골을 이루는 초자연골이 아닌 이보다 약한 섬유연골로, 재생된 연골의 질이나 지속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에는 기존의 치료 옵션에서 한 단계 더 진일보한 여러 세포 치료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환자 자신의 늑연골에서 세포를 채취, 배양해 결손 부위에 이식하는 1:1 자가연골세포이식술은 본래의 무릎 연골 성분인 초자연골성 조직을 재생해 연골 손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어 관심을 받고 있다. 관련 임상 연구에 따르면 치료 뒤 1년 후 90%의 환자에서 구조적 연골로 재생되는 효과가 확인됐고 재생된 연골이 5년까지 유의미하게 유지되는 장기 효과도 입증됐다.

또 환자 본인의 늑연골 세포를 이용하는 맞춤형 치료여서 치료 과정 중 우려되는 혹시 모를 면역 반응 등에서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편이다. 연령 제한도 적다. 늑연골은 증식능력과 초자연골 형성 능력이 관절 연골 대비 약 30배 더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어 환자의 나이나 무릎 연골 상태와 무관하게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무릎 연골 손상의 치료는 계속 발전하고 있다. 연골이 본연의 조직처럼 재생되고 유지되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 또한 환자가 이상증상이 있을 때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제때 진단을 받고 치료해야만 제 빛을 발할 수 있다. 무릎 연골 손상은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 방해는 물론 우울증을 경험할 정도로 후유증도 심하다. 그런데도 묵묵히 참고 견디다 악화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일이 많다. 이런 환자의 참을성은 단계별로 모든 고통을 경험하고 악화시키는 무릎엔 '독'인 셈이다.

나이에 관계 없이 증상이 있다면 빠르게 정형외과 전문의를 찾아 건강한 연골로 재생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무릎병에는 '참을성 없는' 환자가 더 이득인 이유다.

조현구 〈대구 바로본병원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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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구 대구바로본병원 과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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