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주제 공연으로 무대 올라
6·25전쟁 당시 경북 칠곡에서 벌어진 전투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아버지의 이름으로' 공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경북도·칠곡군 주최, 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주관으로 극단 한울림이 제작한 뮤지컬은 지난 28~29일 칠곡보 생태공원에서 열린 제9회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주제 공연으로 무대에 올랐다.
30일 오후 6시 예정됐던 마지막 공연이 서울 이태원 핼로윈 축제 사고로 취소된 가운데 이틀간 두 차례 공연에는 김재욱 칠곡군수, 심청보 칠곡군의회 의장 등 내빈을 비롯해 칠곡지역 주요 단체장과 지역 주민 등이 관람했다.
2015년 초연된 '뮤지컬 55일'의 네 번째 시리즈인 '아버지의 이름으로'는 6·25전쟁 당시 칠곡 낙동강 전선에서 이뤄진 전투를 주요 소재로 한 작품이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평화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자는 의미에서 제작됐다. 학도병으로 끌려간 아들을 찾으러 나섰다가 죽음을 맞이한 아버지와 전투 중 실종된 엘리엇 중위를 비롯해 북한군에게 포로로 잡힌 미군들의 이야기가 얼개를 이뤘다. 특히 올해는 이번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의 주제에 맞춰 평화 메시지 전달과 함께 유엔군의 활약도 비중 있게 다뤘다.
작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시나리오 보강 작업과 함께 새로운 '뮤지컬 넘버'를 추가해 관객들에게 보다 높은 몰입감을 선사했다. 무대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연출된 화려한 영상들도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었다.
관객 반응도 어느 때 보다 뜨거웠다. 배우들이 열연을 펼칠 때마다 큰 박수가 터져 나왔고, 육군과 인민군이 고지전과 육탄전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모두 숨죽였다. 특히 주인공과 아버지가 적의 총탄을 맞아 전사하는 장면에선 너나 할 것 없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온 양하영(44·왜관읍)씨는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켜냈기에 우리가 오늘 공연을 볼 수 있는 게 아니겠냐"면서 "이렇게 평화롭게 지낼 수 있는 것에 대해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새삼 든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온 배경주(여·35)씨는 "전쟁의 실상과 참혹함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왜관 주민'역할로 등장한 군민 배우들도 인상적이었다. 공연에 앞서 한 달여간 매주 두 차례씩 모여 맹훈련한 이들은 전문 배우 못지 않는 연기와 노래로 관람객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한편 낙동강 세계평화 문화 대축전 기간에는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이 주관한 '칠곡 역사·문화 스토리텔링 전국 공모전' 수상작을 각색해 마당극으로 유쾌하게 풀어냈다. 지역특화 마당극 '웅이는 A특공대' 공연도 야외무대에서 진행됐다.
마준영기자 mj3407@yeongnam.com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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