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미숙 (대구새마을문고평리3동 지도자) |
양귀자의 장편소설 '모순'은 인간 존재의 복잡성과 삶의 역설을 심도 있게 탐구한 작품입니다. 이 소설은 1993년 출간 이후 베스트셀러로 자리매김하며, 양귀자 작가의 문학적 역량을 입증해주었습니다. '모순'은 출간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도 여러 번 재독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는 작품이 담고 있는 삶의 본질에 대한 통찰과 보편적인 주제로 독자들에게 변함없는 공감을 선사합니다. 특히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작가의 문체는 독서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게 합니다.
이 소설은 같은 날 태어나지만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는 쌍둥이 자매, 즉 주인공의 어머니와 이모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가난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어머니와 부유하고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 이모의 모습은 삶의 모순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주인공은 결혼적령기인 25살이 되어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며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결국 사랑보다 안정된 삶을 선택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삶은 탐구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면서 탐구하는 것이다"
주인공이 자신에게 없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은 지극히 보편적이지만, 삶이 극명하게 갈리는 자매의 이야기는 단순히 주인공의 선택에 국한되어 다룬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독서 모임에서 다양한 감상평을 듣고, 쌍둥이 자매를 키우는 엄마의 이야기를 통해 삶의 양면성을 발견하는 과정은 독서 경험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책은 삶의 방향과 선택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계기를 주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구절 중 하나는 '사람이 있는 풍경'과 '사랑에 관한 메모'였습니다. 각각 개인의 삶을 존중하는 태도와 사랑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문장들이었습니다.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기대의 균형을 맞추려는 투쟁과 삶의 중요한 순간에 진정성보다 안정을 선택하는 데 따른 심오한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서로 얽혀 있는 삶의 대조적인 길을 보면서 '통찰'이라는 소중한 여운으로 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여미숙 〈대구새마을문고평리3동 지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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