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국내 조직원에 가짜 안내서 제작 지시, 아파트에 배포
안내서 보고 전화한 피해자들에게 검사 사칭, 돈 요구
우체국 안내서 전자화 등 제도 개선…경찰 “낯선 링크 주의”

보이스피싱범들이 위조한 우편물 도착안내서. 경주경찰서 제공
경주경찰서는 지난해 경주시 일대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사건의 주범 A씨를 중국에서 붙잡아 국내로 송환해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8월 중국에 머물면서 국내 조직원 B씨에게 가짜 '우편물 도착안내서' 1천538장을 만들어 경주지역 내 아파트 우편함에 넣으라고 지시했다. 이 안내서에는 '등기우편물이 도착했으니 전화를 달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피해자들이 안내서에 적힌 번호로 전화하면, 일당은 검사라고 속이며 “범죄에 연루됐다"고 돈을 요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주범인 A씨를 인터폴과 공조해 추적했고, 최근 중국에서 불법체류로 강제 추방된 A씨를 지난 7일 국내로 송환한 뒤, 9일 구속했다. 현재까지 이 사건과 관련된 일당 3명 중 A씨와 B씨 두 명이 구속됐다.
한편 이번 사건 이후 우정사업본부는 기존의 종이 안내서를 모두 전자서식으로 변경하는 등 제도를 개선했다.
양순봉 경주경찰서장은 “최근 청첩장·택배 등 새로운 형태의 보이스피싱 피해가 늘고 있다"며 “출처가 불분명한 문자나 인터넷 주소 클릭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장성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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