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이 2015년 9월 대구 호텔수성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릴레이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는 인성 회복을 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강조하고 있다. 영남일보DB
국내 최초로 개인용컴퓨터(PC)를 선보이며 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 산업의 기틀을 마련한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경북 영덕이 고향인 이 명예회장은 1933년생으로 영덕농고, 서울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국 유타대에서 박사학위(통계물리학)를 취득했다. 이후 KIST 연구원, 한국전자기술연구소 부소장 등을 역임했다.

고(故) 이용태 삼보컴퓨터 명예회장이 1970년 KIST에서 연구원들에게 마이크로프로세스의 응용에 관해 강의를 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컴퓨터에서 한글을 입출력할 수 있는 터미널 시스템을 최초로 개발한 이 회장은 1980년 삼보컴퓨터를 설립, 이듬해 최초의 국산 상용 PC SE-8001을 출시했다. 1982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던 애플2 컴퓨터의 호환 기종 '트라이젬20'을 생산하면서 '삼보'라는 이름을 알렸다.
인터넷 시대 초창기인 1990년대말 남다른 선구안을 가졌던 고인은 1996년 한전과 함께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사) '두루넷'을 설립해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1997년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을 만나 초고속 정보통신 공동 개발을 약속 받기도 했다.
두루넷은 1999년 나스닥 시장에도 상장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 경쟁 기업이 빠르게 치고 올라오며 삼보컴퓨터와 두루넷은 실적이 악화 일로를 걸으며 고인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장남 이홍순 전 삼보컴퓨터 회장, 차남 이홍선 전 두루넷 부회장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 안암병원 장례식장 303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오는 18일 오전 7시, 장지는 고향인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 선영이다.

임성수
편집국에서 경제‧산업 분야 총괄하는 경제에디터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