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후보 맞수토론에서 “깐족댄다”, “정신 나갔다” 등 날 선 공방
홍, 깐족대는 당대표 대통령 못참아, 비상계엄 책임 한 후보에게 돌려
한, 홍 처럼 대통령에게 아부하는 사람에게 계엄 책임 있어

25일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 채널A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 진출자인 한동훈, 홍준표 후보가 기념촬영 후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나선 한동훈·홍준표 후보가 25일 일대일 맞수토론에서 난타전을 벌였다. 이날 두 후보는 맞수토론에서 “깐족댄다", “정신 나갔다" 등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채널A 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2차 경선 맞수 토론회'를 진행했다. 토론 시작 전부터 두 후보의 신경전은 시작됐다. 토론을 앞두고 채널A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난 홍 후보는 “김문수 선배한테 대드는 거 보고 참 쟤는 못 됐다. 내가 오늘 버릇을 좀 가르쳐주려고 한다.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홍 후보님은 늘 막장 토론을 하시지 않나. 새로운 얘기가 아니신 것 같은데"라며 “홍 후보는 늘 하시던 대로 막장 토론을 하고 저는 보수를 바라보는 국민 생각해서 품격 있는 토론 하려고 노력하겠다"고 맞받았다.
본격 토론이 시작되자 두 후보는 12·3 비상계엄 사태의 책임론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사사건건 깐족대고 시비 거는 당 대표 두고 대통령이 참을 수 있겠냐"며 비상계엄 책임을 한 후보에게 돌렸다. 한 후보는 “홍 후보처럼 대통령 옆에서 아부하면서 대통령 기분을 맞췄던 사람에게 계엄의 책임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 후보는 홍 후보의 '깐족' 표현을 두고 “폄하하는 표현"이라며 “굳이 따진다면 홍 후보님이 페이스북에 쓴 여러 가지 막말이 깐족대는 것"이라고 했다. 홍 후보는 이에 “깐족댄다는 말의 의미도 모르고 그런다"고 받아쳤다.
한 후보는 홍 후보가 최근 한 언론에서 지난 전당대회 당시 한 후보가 63%를 득표한 것을 두고 “당원 63%가 정신 나갔다고 하면서 당원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홍 후보는 “당 운영, 나라 운영을 잘 못해서 계엄이 터지고 탄핵당하고 그러니까 그때 (한 후보를 당 대표로) 뽑았던 당원들은 기분이 나쁠 것"이라며 “어떻게 저런 후보를 뽑았나(고 하는 것)"라고 맞받았다.
홍 후보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도 도마 위에 올렸다. 한 후보는 “'여성 최고위원에게 여자는 밤에만 쓰는 것' '주막집 주모' 등 말씀하신 적 있느냐"고 홍 후보를 겨냥했다. 홍 후보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며 “주막집 주모는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홍 후보는 한 후보에게 “꼭 그렇게 물으니까 깐족거린단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을 했으면 논리 비약하지 말고 정확하게 질문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홍 후보는 토론 중 “정책을 물어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는 한 후보를 향해 “품격에 맞게 행동하라"며 “겉으로 품격 있는 척하고 뒤로 엉뚱한 짓을 하고 그렇게 하니까 나라가 개판 된 것 아니냐"고 쏘아붙였다. 이에 한 후보는 “보수에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말의 품격"이라면서 “홍 후보를 보면 정치 오래 했다고 품격 생기는 것이 아니구나, 느끼면서 저러지 말아야 되겠다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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