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 달성군 가창면 느티골의 메뉴인 두부김치.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더운 날씨면 자연스럽게 시원한 장소인 바다나 계곡이 떠오른다. 입추가 지나면서 더위가 한풀 꺾이고 있지만, 여전히 30℃가 웃도는 날씨에 시원한 자연을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느티골 식당은 이미 가창에서 유명한 계곡 식당이다. 가게 식당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푸릇푸릇한 나무와 졸졸 흐르는 시원한 계곡이 고객들을 반긴다. 대구에서 차를 이용하면 30분 만에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운 데다가 주차공간도 넉넉해 가족단위로 오기 좋다.
이곳에서는 여름철이면 꼭 먹어야할 메뉴들이 가득하다. 한방백숙과 오리불고기, 감자전, 두부김치 등 건강한 한식메뉴가 대표적이다.
주문을 하면 백숙과 어울릴 만한 기본 반찬이 마련된다. 잠시 기다리면 친절한 사장님이 능이버섯이 올라간 토종 닭백숙을 갖다준다. 조리가 다 돼있어 살짝 끓여서 바로 먹을 수 있는데 한방 약제를 활용한 진한 국물이 시선을 빼앗는다. 부들부들한 닭다리살은 입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 소금만 찍어도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콤달콤한 오리불고기도 별미다. 오리·닭·돼지가 준비돼 있는데 불판에 올려 지글지글 구워먹으면 고추장 양념의 감칠맛이 입안을 가득 메운다. 빨간 양념이지만 자극적이지 않아 계속 입에 들어간다. 뒤이어 한국인의 간식인 볶음밥까지 먹으면 든든한 한끼 완성이다.
이외에도 감자전, 두부김치 등 술과 함께 어울릴만한 메뉴도 충분하다. 특히 감자전은 일반적인 갈아서 만든 게 아니라, 슬라이스된 감자를 구운 거라 바삭바삭한 식감이 좋다. 깨끗한 기름에 노릇노릇하게 부친 감자전은 그냥 먹어도 쫀득하니 맛있지만, 특히 오리불고기와 함께 먹으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두부김치도 두껍고 삼삼한 두부 위에 김치를 얹으면 여느 유명 술집이 부럽지 않다.
먹다가 덥거나 배부르면 바로 옆 계곡에서 발을 담궈 잠시 소화를 시키는 것도 좋다. 얕은 계곡이라 이곳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와 함께 노는 경우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약간의 의자도 마련돼 양말을 벗고 바지를 걷어 계곡 물에 발을 담그면 뼛 속까지 시린 계곡물 덕에 그 어떤 무더위도 떨쳐버릴 수 있다.
무더운 여름, 멀리 나가기 어렵다면 대구 근교의 계곡 식당을 방문해 '신선놀음'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한다. 자연 속에 푹 파묻혀 맛있는 음식과 함께 한다면 올 여름 휴가도 '잘 다녀왔다'라는 이야기가 절로 나올 것이다.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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