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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대구의 새로운 문화단지 달성] 7.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 달성문화도시 (하)

2025-08-18 20:20

“산모엔 ‘힐링’ 어르신엔 ‘활력’…지속 가능 ‘문화’로 충전”

저출산 극복 산후조리시설 음악회·키즈 꿈놀이 극장

경로당·마을회관서 공연하며 이야기 하는 '청춘별곡'

젊은 예술가와 어르신 어울린 예술활동 '청춘문화방'

 

문화기획자 양성 '문화기획학교'…새 일자리 창출

이주 여성 '한국부엌' 자녀들에 'K-pop 댄스' 체험

지역의 현실적 문제, 문화적인 접근 통해 해법 제시

문화도시로서의 달성군은 현재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단순히 주목받는 문화도시가 아닌,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문화도시를 일회성 정책이나 사업으로 추진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이곳의 삶과 터전을 위한 실질적인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변화를 선도하는 곳이 '달성문화도시센터'다. 문화도시 사업을 총괄하는 곳이다. 변화를 선도하는 곳답게 이곳의 사업은 남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오늘날 지역이 처한 현실에 대한 고민이다.


지속가능한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부분이자, 오늘날 모든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놀랍게도 이곳의 사업들은 이에 대한 남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바로 문화를 통한 해결이다.


클래식 앙상블 단체가 달성군 내 산후조리시설을 찾아 산모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달성문화도시센터에서는 2023년부터 저출산·저출생 관련 문제를 문화로 해결하기 위해 산모 힐링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클래식 앙상블 단체가 달성군 내 산후조리시설을 찾아 산모들에게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달성문화도시센터에서는 2023년부터 저출산·저출생 관련 문제를 문화로 해결하기 위해 산모 힐링 음악회를 개최하고 있다.

◆문화로 해결하는 저출산·저출생


대표적인 예가 저출산 혹은 저출생 관련 문제다. 최근 지역소멸을 이야기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많이 등장하는 부분이다. 인구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달성문화도시센터에서는 이미 이 문제를 문화로 해결하기 위한 여러 사업들을 진행해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사업이 있다. '산모 힐링 음악회'다.


이 행사는 산후조리시설에서 펼쳐지는 독특한 음악회다. 이름 그대로 심신이 지친 산모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선사하는 음악회다. 이를 위해 클래식 앙상블 단체들이 달성군 내 산후조리시설을 찾아 산모들에게 아름다운 연주를 들려준다. 오로지 이들만을 위해 마련된 문화적 경험인 셈이다.


2023년부터 시작된 이 행사는 현재 연초를 제외하고는 매달 진행되고 있다. 특히 산모들이 대부분 시설에 2주가량 머문다는 점을 고려해 매 격주로 열리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달성군에서 출산한 산모들이 이런 경험을 최대한 고루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 달성군의 출생아 수는 2024년 기준 총 1천700명으로, 전국 82개 군 단위 지자체 가운데 1위다. 그것도 2016년부터 9년 연속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합계출산율 역시 1.05명으로, 전국 평균인 0.75명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와 같은 사업을 꾸준히 진행해 오고 있는 것은 이 부분의 지속가능성 역시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는 자연히 좋은 육아 환경을 만드는 일도 포함된다. 이를 위해 현재 달성문화도시센터에서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비롯해 아이들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각종 문화행사는 물론, 올해부터 달성군 내 국공립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달성키즈 꿈놀이 극장' 등의 사업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문제에 대한 일시적 접근이 아닌, 문화로 해결할 수 있는 여러 방안들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는 셈이다.


가수와 MC로 구성된 공연팀이 경로당을 찾아  '청춘별곡' 행사를 하고 있다. 이 행사는 달성문화도시센터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달성군 내 9개 읍·면에서 실시하고 있다.

가수와 MC로 구성된 공연팀이 경로당을 찾아 '청춘별곡' 행사를 하고 있다. 이 행사는 달성문화도시센터가 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달성군 내 9개 읍·면에서 실시하고 있다.

◆고령화를 인식의 문제로 전환


오늘날 지역이 처한 현실에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바로 고령화 문제다. 실제로도 오늘날 거의 모든 지역에서 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다. 특히 농촌에서의 고령화 문제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의 농업 종사 비율이 높은 달성군 역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로 인해 달성문화도시센터의 사업 가운데는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들도 적지 않다. 올해 새롭게 선보인 '청춘별곡'도 그 중 하나다. 가수, MC 등으로 구성된 공연팀이 달성군 곳곳의 경로당 및 마을회관 등을 찾아 공연을 선보이며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다.


달성군 내 9개 읍·면을 대상으로 한 이 행사는 대부분 노년층으로 구성된 주민들의 일상에 남다른 활력을 선사하고 있다. 여기에 유튜브로도 제작돼 마을을 홍보하는 효과도 있다. 달성군·달성문화재단·달성문화도시센터가 주최하고 영남일보가 주관하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인기에 힘입어 올 하반기에도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그런가 하면 젊은 예술가들이 마을을 직접 찾아 어르신들과 문화예술 활동을 함께하는 사업도 있다. '청춘문화방'이다. 청춘별곡과 함께 올해 새롭게 선보인 사업으로 일종의 찾아가는 문화 프로그램 형식이다.


이를 위해 젊은 기획자와 사진가가 참여했으며, 현풍읍 지2리와 중1리의 노년층 주민을 대상으로 이들의 삶을 토대로 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특히 활동의 결과물을 사진집 형태로도 발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청춘 빛 아트스쿨', '청춘 빛 모델스'라는 사업도 있다. 가창면에서 진행되는 이 사업들 역시 60세 이상의 주민을 대상으로 한다. 각각 예술 창작 활동과 시니어 모델 교육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지난 4월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에는 50여 명의 주민들이 참여했으며, 6월에는 이들이 직접 참여한 전시 및 워킹쇼 등의 성과 공유회가 열리기도 했다.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현풍읍에서는 5월부터 연극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 사업에 하나같이 '청춘'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다는 점이다. 단순한 나이의 문제가 아닌, 어르신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식을 고민한 결과다. 고령화 문제를 인식의 문제로 전환한 셈이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여기에 문화를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문화야말로 나이와 무관하게 누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고령화 문제를 인식의 문제로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셈이다.


이처럼 이들 사업은 오늘날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 문화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가 되기도 한다.


달성문화도시센터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을 위한 문화사업 또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이주민을 대상으로 열린 문화 행사 장면.

달성문화도시센터는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을 위한 문화사업 또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이주민을 대상으로 열린 문화 행사 장면.

◆일자리와 이주민 관련 문화사업


아울러 일자리 문제와 관련된 사업도 있다. 일자리는 지역의 지속가능성과도 가장 연관이 깊은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곳 센터에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업이 있다. 바로 '문화기획학교'다. 2023년부터 진행된 이 사업은 달성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기획자 양성 프로그램이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된 사업인 셈이다. 동시에 문화도시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도 손꼽힌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출된 문화기획자들이 앞으로 문화도시를 이끌어나갈 핵심인력이기 때문이다.


이에 걸맞게 올해는 수강생들이 실제 기획에 참여하는 형태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일종의 현장실습 방식이다. 이들은 가족, 청년, 동네 등을 주제로 올해 달성군 곳곳에서 펼쳐질 다양한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이들의 역량뿐만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달성군의 문화적 가능성까지도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오늘날 지역이 처한 현실에는 이주민 문제도 있다. 이들과 함께 만들어나갈 지역의 새로운 모습 또한 앞으로의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달성군 역시 점점 더 많은 숫자의 이주민들이 곳곳에 거주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달성문화도시센터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달성군에 거주하는 다양한 국적의 성인 여성과 이들의 자녀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별도로 마련했다. 이주여성들에게는 한국무용 체험 프로그램을, 이들의 자녀들에게는 K-pop 댄스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올 하반기부터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흥미로운 방식으로 우리문화를 이해하는 동시에, 지역 내 이들의 커뮤니티 형성을 위한 기회도 함께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달성문화도시센터는의 문화기획학교는 주민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수강생들이 직접 달성군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 기획에 참여한다. 사진은 달성가족문화축제 모습.

달성문화도시센터는의 문화기획학교는 주민들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해 마련된 사업이다. 특히 올해는 수강생들이 직접 달성군 곳곳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축제 기획에 참여한다. 사진은 달성가족문화축제 모습.

◆장기적인 동시에 현실적인 해법 제시


이처럼 현재 달성문화도시센터는 지역이 처한 여러 문제들을 다양한 문화적 접근으로 풀어가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사업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지역의 지속가능성을 염두에 둔 장기적인 해결 방안과 더불어 지금의 상황과 직결되는 지극히 현실적인 해법도 동시에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달성문화도시센터 김병수 센터장은 "문화도시는 지역을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 결과를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오늘날 지역의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단순히 문화가 모든 걸 해결한다는 식이 아니라, 이 문제들에 있어 문화가 어떤 해법을 제시할 수 있는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실적인 설득력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지역의 현실적인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문제들을 문화로 해결할수록, 앞으로 이곳이 지속가능한 문화도시가 돼야 할 이유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금 달성군은 문화도시로서의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것도 가장 현실적인 형태의 문화를 통해서 문화도시를 만드는 중이다. 문화도시를 만드는 일조차 문화도시다운 방식으로 해나가고 있는 셈이다.


글=이선욱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달성문화재단 제공


<공동기획-달성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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