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非)대학 소속 첫 회장 탄생…임상 중심의 정형외과 연구 시대 열어
30편 이상 논문 발표, 국제적 연수 경험 바탕으로 미래 세대 육성 의지 밝혀
대한골연장변형교정학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W병원 김성중 원장. 김 원장은 비(非)대학 소속 의사로는 처음으로 회장직을 맡아 임상 중심의 정형외과 학문 발전을 이끌 예정이다.
정형외과 분야의 '손기술'은 오랫동안 대학병원 중심에서 발전해왔다. 그러나 그 무게 중심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7일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에서 열린 '2025 대한골연장변형교정학회 추계 학술대회'에서 W병원 김성중 원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대학이 아닌 민간병원 의사로서 첫 회장이라는 점에서 이번 선출은 학문적 권위의 지형이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한골연장변형교정학회는 변형된 뼈를 교정하거나 길이를 늘리는 수술 등 고도의 숙련도를 요하는 분야를 다루는 정형외과 분과학회다. 이 분야는 러시아의 일리자로프 수술법으로부터 출발해 국내에서도 일부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발전해왔으나, 실제 수술의 노하우와 치료 성과는 현장에서 축적된다. 김성중 원장은 바로 그 '현장의 대표자'다.
경북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출신인 그는 러시아 쿠르간 일리자로프센터 연수와 미국 볼티모어 사이나이병원 펠로십을 거치며 학문적 기반을 다졌다. 이후 W병원에서 변형교정·골연장 분야를 국내 정상급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30편 이상의 국내외 논문과 국제학술지 게재를 통해 전문성을 입증했다. 이번 회장 취임은 그가 걸어온 임상 중심의 학문적 여정이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김 원장은 취임사에서 "골연장과 변형교정은 런닝커브가 긴 분야라 젊은 의사들이 쉽게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며 "학회가 그들의 발판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빠른 수술 회전율이나 인기 전공으로 쏠리는 현실 속에서도, 섬세하고 꾸준한 수련이 필요한 이 분야의 미래 세대를 키우겠다는 다짐이다.
그는 또 평의원들과 협의해 내년 추계학회를 대구 W병원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순한 개최지 변경이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학술 문화를 지역 의료 현장으로 확장하겠다는 의미를 담는다. W병원은 다수의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제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온 지역 대표 병원으로, 학회 현장 교육의 실질적 거점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 원장은 "이번 회장직은 개인의 영광이 아니라, 현장의 의사들도 충분히 학문을 주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라며 "의료의 본질은 환자 치료이며, 연구는 그 치료의 깊이를 더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