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거실태조사서 대구 PIR 전국 4위
월급 한 푼 안 쓰고 7년 모아야 자가 마련
대구시 전경. 영남일보 DB
대구도 서울 못지않게 집 한 채 마련이 버거운 도시로 드러났다. 지난해 기준 대구 직장인이 내 집을 갖기 위해서는 월급 한 푼 쓰지 않고 7년 가까이 모아야 했다.
국토교통부가 16일 발표한 '2024년 주거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주택가격 대비 가구 연소득 배수(PIR)는 6.7배였다. 서울(13.9배)·세종(8.2배)·경기(6.9배)에 이어 전국 네 번째로 높았다. 수도권과 행정수요가 집중된 세종을 제외하면, 대구가 일반 광역시 가운데 집값 부담이 가장 큰 도시로 집계됐다.
PIR은 연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을 경우 집을 사는 데 걸리는 기간을 뜻한다. 즉, 지난해 대구의 평균 소득 기준으로는 6년 8개월치 급여를 모아야 자가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대시장 부담도 크게 줄지 않았다. 지난해 전국 임차 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 임대료 비중(RIR)은 15.8%로 전년과 동일했다. 대구가 속한 광역시는 15.2%로 소폭 감소했지만 체감 부담은 여전히 적지 않은 수준이다.
자가 보유율은 전국적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난해 전국 자가 보유율은 61.4%로 전년(60.7%)보다 높아졌고, 자가 점유율 역시 57.4%에서 58.5%로 증가했다. 광역시 기준 자가 점유율은 60.0%였다.
주거 환경 지표는 개선됐지만 격차는 여전했다. 전국 가구의 평균 거주 면적은 68.1㎡로 전년 대비 줄었으며, 1인당 주거 면적은 36㎡로 동일했다. 지역별로는 도(40.2㎡), 광역시(36.7㎡), 수도권(33㎡) 순이었다.
주거 안정성에 대한 기대도 낮아졌다. '내 집을 보유해야 한다'는 응답은 86.8%로 여전히 높았지만 전년(87.3%)보다 감소했다. 생애 첫 주택 마련까지 걸리는 기간은 7.9년으로 전년 대비 2개월 늘었다.
전세·월세 부담에 대한 요구는 계속됐다. 필요한 주거 지원으로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2%), '전세자금 대출지원'(27.8%), '월세 보조금 지원'(12.2%) 순으로 나타났다.
청년 가구의 임차 비율은 82.6%에 달했고, 고령 가구의 자가 거주 비율은 75.9%로 가장 높았다. 신혼부부의 자가 점유율은 43.9%였다.
전국적인 주거 만족도는 조금 올랐지만, 대구를 포함한 대도시의 PIR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며 '내 집 마련 부담'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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