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바람 타고 빠르게 번진 불길과 연기
대구시민들 “지난해 ‘함지산 산불’ 생각나”
지난해 4월 28일 대구 함지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따라 확산하고 있다. 영남일보DB
10일 강풍 속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대구시민들도 큰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대구시민을 크게 놀라게 했던 '함지산 산불'을 다시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다.
산불 확산 및 진화에 있어 '강한 바람'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지난해 대구시민들도 똑똑히 목격한 바 있다.
지난해 4월28일 발생한 대구 북구 함지산 산불은 나흘간 이어지며 산림 310㏊(축구장 434개 규모)를 태웠다.
당시 함지산에서 시작된 불은 강풍을 타고 빠르게 번져갔다.
산불 현장에는 평균 풍속 3㎧, 최대순간풍속 11㎧의 바람이 불었다. 당국이 총력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은 강한 바람을 타고 인근 민가까지 위협했다.
강풍의 위력은 대단했다. 함지산 산불 발생 당일 경부고속도로 북대구IC 양방향 도로 위에는 강풍을 타고 온 거대한 연기 구름이 만들어지면서, 한때 진출입이 통제되기도 했다.
바람을 따라 산불 연기가 도심까지 확산하면서 매캐한 냄새가 밤새 대구를 뒤덮었다. 당시 수성구와 동구, 중구 등 대구 도심 곳곳에선 "매캐한 냄새 때문에 숨을 쉬기 힘들다"는 토로가 잇따랐다.
대구 함지산에서 난 불의 여파가 경북지역으로도 이어졌다.
구미 등 경북 일부 지역에서도 대구 산불의 영향을 추정되는 매캐한 냄새와 탁한 공기가 이어진 것. 산불로 인한 연기가 바람을 타고 퍼진 것으로 추정됐다.
노곡동 산불 발생 이틀째인 지난해 4월 29일 구미시는 시민들에게 안전 안내 문자를 보내 "현재 대구지역 산불 발생으로 일부 지역에 연기 및 타는 냄새가 나고 있다"라며 "마스크 착용 등 개인건강에 유의해달라"고 알렸다.
함지산 산불을 기억하는 대구시민들은 온·오프라인에서 의성 산불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대구 동구 주민 이모(38)씨는 "지난해 4월 함지산 산불로 인해 겪은 상황을 몸으로 기억한다. 당시 퇴근길에 공기가 뿌옇고 너무 탁해서 기침을 많이 했다"라며 "바람을 타고 무섭게 번진 연기를 보면서 산불의 무서움을 느꼈다. 의성 산불도 오늘처럼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 발생해 너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60대 대구시민은 "의성 산불이 강풍 속에 빠르게 번져 걱정했는데, 주불이 잡혔다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라며 "잔불이 살아나지 않고 무사히 수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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