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개발공사가 영천시와 손잡고 처음 선보인 영천시 문외동에 신축된 '천원주택' 모습. <경북개발공사 제공>
경북개발공사(이하 공사)가 추진한 '천원주택' 영천 시범사업이 평균 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주거복지 모델의 혁신 가능성을 입증했다. 공공임대주택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이례적인 호응을 얻은 배경에는 공사의 선제적 기획과 현장 중심 실행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혁 공사 사장은 "천원주택은 공사가 단순 공급자가 아니라 모델 설계자로 참여해 만들어낸 첫 결과물"이라며 "경북도와 시·군의 지원 구조를 공사 실무에서 현실화한 것이 이번 성공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기존 매입임대주택이 가진 한계를 정확히 짚었다. 협소한 평면, 청년·신혼부부의 생활 패턴과 맞지 않는 구조, 낮은 만족도로 이어지는 낡은 이미지가 반복되던 영역에서 공사는 사업 초기부터 '공공임대의 새로운 원형'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접근했다.
실제 설계 단계에서는 '청년이 실제로 살고 싶어 하는 집', '신혼부부가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반 분양 아파트 수준의 평면을 적용했다.
공사 관계자는 "청년형의 경우 32㎡에서 50㎡로, 신혼·신생아형은 51㎡에서 82㎡로 넓힌 이유는 기존 공공임대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 정책 효과가 반감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 "넓어진 면적이 경쟁률 상승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점은 이번 접수에서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재정 구조를 혁신한 부분도 공사의 주도적 설계가 있었다. 기존 국고보조금과 주택도시기금 중심의 획일적 자금 구조에서 벗어나 경북도와 시·군이 호당 5천만 원씩 추가로 매칭하는 전국 유일의 모델을 제시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 사장은 "사업비 부담을 공공기관 간 공동 구조로 만들어야 지속 가능성이 생긴다"며 "도와 공사, 시군이 함께 투자하는 방식은 공공임대 품질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입주자 부담을 획기적으로 낮춘 점도 주목된다. 하루 1천 원(월 약 3만 원)만 내고 거주할 수 있도록 하되 시장 임대료와의 차액은 지자체가 보전하는 방식이다.
공사 관계자는 "청년이 지방에서 정착하려면 주거비 걱정 없는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임대료 실부담을 '제로(0)'에 가깝게 만든 것은 인구 유입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청년형 주택은 지역 제한을 해제하며 광역 경쟁 방식으로 모집했고, 신청자의 상당수가 타 지역 청년이었다. 공사 측은 이를 "공공임대가 단순 복지가 아니라 지역 인구 유입 장치로 기능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로 평가한다.
이번 영천 모델을 기반으로 공사는 천원주택의 연차적 확대 계획을 공식화했다. 저출생 연계사업 계획 물량은 총 700호(2024년 200호, 2025년 242호, 2026년 250호 등)를 목표로 칠곡·고령 등 타 시·군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재혁 사장은 "천원주택은 공사가 주도해서 만든 경북형 주거복지 혁신 모델의 첫 완성판"이라며 "앞으로도 시·군과 긴밀히 협력해 도민이 체감하는 고품질 공공임대주택을 지속적으로 확산하겠다"고 말했다.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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