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연 5조원 지원' 발표 직후 SNS 통해 조건 제시
이철우 경북도지사. 영남일보 DB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정부의 행정통합 지원 발표 직후 "재정과 권한의 실질을 먼저 확인하겠다"며 대구·경북 통합 논의에 신중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지사는 16일 개인 SNS를 통해 정부가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의 전환'을 공식화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행정통합의 성패는 재정 지원의 성격에 달려 있다고 짚었다. 정부가 밝힌 '연간 5조원, 4년 20조원'이 통합으로 늘어나는 행정·사무에 대한 운영비나 기존 사업비 보전 수준이라면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기존 지원과 별도로 지역이 자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20조원 규모의 포괄 재원이 보장될 경우에만 행정통합이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재정이 확보되면 통합신공항 건설, 대구 후적지 개발과 원도심 활성화, 경북 북부권을 포함한 균형발전 투자, 동해안권 개발, 대구경북 전철망 구축, AI·바이오·로봇·첨단제조 분야 신산업 육성 사업을 동시에 추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이 2020년부터 전국에서 가장 먼저 행정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역이라는 점도 상기했다. 현재 충청·호남권이 정부와 협의 중인 각종 특례 역시 당시 대구경북 통합 특별법안에 포함됐던 내용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과거 사례를 들어, 큰 방향에 대한 공감과 달리 세부 특례를 제도화하는 과정에서 중앙부처 단계에서 논의가 멈춘 경우가 반복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발표 역시 선언에 그치지 않도록 구체적 권한 이양 범위와 재정 구조를 점검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북도는 정부에 재정 지원의 구성과 권한 이양 내용에 대한 공식 확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 지사는 경북 북부권을 포함해 지역 간 이견이 해소될 경우, 시·군과 도의회, 대구시, 시도민과 함께 행정통합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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