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8(일)

[화요진단] 항상 맞는건 아니지만 대체로 옳더라

| 2019-12-03 08:26:19

주변에서 반대가 심하거나

신중을 요할때 고집 피우면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 빈발

머피 법칙보다 샐리 법칙이

더 많이 나타났으면 좋겠다


‘너는 늙어봤나? 나는 젊어봤다!’

꽤 오래 전, 나이 차이가 제법 나는 사회 선배로부터 이 말을 처음 들었을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리 모나지 않은 선배였기에 행간을 따로 읽을 필요는 없었지만 두고두고 뇌리에 남았다. 아마 잘모르는 사이였거나, 평판이 좋지 않았다면 ‘꼰대질’을 합리화하기 위해 끌어들이는 수사쯤으로 여길 법도 했다. 세월이 많이 흐른 지금, 이론과 의욕만으로는 경험을 앞서기가 어렵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얼마 전, SNS에서 눈길을 머무르게 한 글을 마주한 적이 있다. ‘나이 먹어가면서 알게 된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언급된 내용 5가지를 그대로 옮겨보면 ‘사람은 쉽게 안바뀜/ 다 챙기려들면 아무 것도 못챙김/ 포기하면 편함/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것/ 맞춰가는 것도 맞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것’이다. 글쓴이는 반복적인 직·간접 경험을 통해 나름의 결론에 도달했을 것이고,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은 공감을 표시했다.

우리 주변에는 ‘옛 말 그른 데 없다’ ‘어른 말씀 잘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등과 같은 속담이 많다. 나쁘거나 악의적인 말이 아님에도 불구, 갈수록 뾰족해지는 세대나 개인에겐 우선 듣기가 거북한 모양이다. 뭔지 모를 반감을 반사적으로 드러내거나, 애써 각을 세우기도 한다. 하기야, 어른답지 않은 어른이 점점 늘다보니 불신을 자초한 측면도 있겠다 싶다.

‘나이 먹어가면서 알게 된 것들’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의 산물이겠지만 사회나 국가 등으로 폭을 넓혀 대입해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다. 정권만 잡으면, 국회만 가면, 완장만 차면 하나같이 국민이나 구성원을 화나고 불편케 만드는 재주가 있다. 사람 쉽게 안바뀌는 것처럼, 정권·국회·완장도 그런 속성을 갖고 있는 모양이다. 문재인정부가 평화를 위해 엄청나게 공을 들이고 있는 북한 역시 올들어 10번 이상 미사일이나 방사포를 쏘아대며 전혀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가 사활을 걸다시피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이나 인구증가 정책도 ‘다 챙기려 들면 아무 것도 못챙길 것’ 같다. 양질의 일자리는 결국 ‘시장’에 달려있기 마련인데 예산으로 일자리를 만들고 ‘창출했다’라고 포장하는 것이 정말 최선일까. 인구증가도 얼마간의 돈을 지원하고 혜택을 제공한다고 해결될 문제일까. 구체적인 원인분석과 정밀한 진단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처방만 남발하면 그건 옳지 못하다.

개인적인 일이라면 ‘포기하면 편함’이 맞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진 국민 상당수는 정치성향에 따라 칭찬이나 비난을 하면서 언제나 나라걱정을 한다. 의무도 아닌데 아침이 되면 휴대폰을 들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간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습관처럼 확인을 한다. 안타까워하거나, 훈훈해하거나, 욕하거나, 격려를 보내면서 관심을 이어간다. 적어도 나이 지긋한 어른들이 나라걱정을 하는 이유는 90% 이상이 자신의 남은 삶보다 이 땅에서 계속 살아야 하는 아들·딸·손자·손녀들의 미래가 밝았으면 하는 바람일 것이다.

불길한 예감은 적중률이 높다고 하는데, ‘아니다 싶으면 아닌 것’으로 결론나는 일들이 흔하다. 느낌이 찝찝하거나 깔끔하지 못하면 대체로 탈이 난다. 주변에서 반대가 심하거나, 신중함을 요할때 고집을 피우면 대개 아무도 원치 않는 결과를 마주하는 경우가 잦다. ‘머피의 법칙’보다는 ‘샐리의 법칙’이 더 많이 나타나면 좋겠다.

너무 다르면 상극이라고 한다. 지금 우리 정치가 사실상 그렇다. ‘국민의 행복’이라는, 반드시 지향해야 할 접점이 있음에도 불구, 전자저울에 달아도 어느 한쪽 기울어지지 않을 못남과 무능으로 맞서고 있다. 맞춰가는 것도 맞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데 마치 원수보듯 한다. 해외 나가고, 세비 올리는 것말고 화합하는 장면을 보여주면 안되나. ‘옛날이 좋았다’는 회고성 넋두리가 자주 들리는 것은 ‘과거에는 나라가 이만큼 갈라지고 시끄럽지 않았다’는 줄임말일지도 모른다.

장준영 동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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