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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수도권 몰리는데 균형발전 가능하겠나

2019-02-23

예상대로 SK하이닉스는 수도권을 선택했다.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조성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인 <주>용인일반산업단지는 21일 4개의 반도체 팹 건설 등 사업계획을 담은 투자의향서를 용인시에 전달했다. 이로써 구미와 충북 청주, 충남 아산 등이 경합을 벌였던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사실상 용인으로 낙점됐다. SPC가 신청한 부지는 용인시 원삼면 일대 448만㎡ 규모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에 10년간 120조원을 투자해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용인 선택은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 용인은 이천 하이닉스 공장 인근이고 삼성전자 생산라인이 있는 화성·평택과도 지근거리다. 국내 반도체 기업의 생산·연구개발 시설 및 반도체 장비·소재부품업체 밀집단지와도 가깝다. 반도체 생산의 시너지 효과와 경쟁력을 살릴 수 있는 최적의 입지를 두고 구미 등 지방에 눈을 돌릴 계제가 아니었을 게다.

하지만 이런 공식과 논리라면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완화는 더 요원해진다. SK하이닉스는 경기도 이천은 본사 기능과 연구개발(R&D) 및 D램 생산기지로, 청주는 낸드플래시 생산거점, 용인은 D램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기지로 육성해 성장의 삼각 축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하이닉스는 향후 10년 동안 이천 20조원, 청주에도 35조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삼성전자는 평택-수원-화성으로 이어지는 IT 삼각벨트를 이미 구축했다. 첨단산업과 고용의 수도권 독식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공고해진다는 의미다.

지방의 풍경은 사뭇 다르다. 2016년 8월부터 분양을 시작한 구미산단 5단지(하이테크밸리)는 아직 텅텅 비어 있어 임대분양을 해야 하는 처지다. 일본계 도레이첨단소재와 중소기업 몇 개가 입주를 확정한 게 고작이다. 대기업의 수도권 편향이 지방경제 황폐화를 가속화하는 동인(動因)임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다. 정부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공장총량제를 허물어 하이닉스의 용인 투자를 허용한다면 대기업엔 하나의 시그널이 될 것이다. 첨단산업의 수도권 집중을 더 부추겨 기업투자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게 뻔하다. 이제라도 정부의 용단이 필요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심의 요청을 하지 않든가,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에서 제동을 걸어야 한다. 대기업이 수도권으로 쏠리는 현상을 방관하고서야 국토균형발전은 백년하청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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