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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초등맘 상담실] 과정중심평가 제대로 알기

2019-04-15

중요한 것은 학생간 상호작용…경청태도·참여의지 높이 평가

20190415
학교에서 친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문제점을 해결하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올해부터 초등학교에 과정중심평가가 도입되면서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적잖다. 과정중심평가의 개념과 가정에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현직 교사에게 들어봤다.


Q. 올해부터 초등학교에 시험이 없어지고 과정중심평가를 한다고 하는데요. 왜 평가 방법이 바뀌었나요.

A: 부모님들도 짐작하고 있을 겁니다. ‘4차산업 혁명시대,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라는 화두로 매스컴에서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부모님 세대에 알게 된 지식, 가치, 사고들이 자녀가 주축이 되어 살아갈 사회에서도 답이 될 수 있을까요? 몇 년 전부터 학교에서는 토론수업, 협력수업, 거꾸로 수업, 프로젝트 수업 등 다양한 수업방법을 적용해 오고 있습니다. 이제 학교는 교사의 일방적 설명식, 주입식 수업이 아닌 토론식, 학생참여 중심, 협력하는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수업에서 문제 상황이나 학습 문제를 두고 학생 중심으로 협력하여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험·실습 수업으로 스스로 문제를 다루어 보고 해결합니다. 미래사회는 하나의 답이 정해져 있지 않기에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수업이 필요한 것이지요. 이렇게 수업은 미래사회를 향해 변하고 있는데, 정답만을 요구하는 평가, 서열화된 평가를 한다면 미래에 필요한 교육을 아이들이 받을 수 있을까요? 평가가 바뀌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교육방법을 적용해도 효과는 거의 없다고 봅니다.


토론·협력 위주 수업으로 교육환경 변화
배울 내용 미리 봐두면 수업태도 좋아져



Q. 과정중심평가는 어떤 평가방법인가요.

A: 학생평가는 학교교육을 통해 학습한 성과를 확인하려는 목적, 학생의 교육적 성장과 발전을 돕기 위한 목적, 향후 교수·학습 과정의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행하는 중요한 교육적 행위입니다. 부모님이 학교 다닐 때 받은 평가는 학기·학년말에 시행되는 평가, 종합적 평가, 결과 중심 평가, 교사평가로 이루진 평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녀는 수업 중 지속적으로 시행되는 평가, 진단적이고 형성적 평가, 결과 및 과정 중심 평가, 교사평가, 자기평가, 동료평가 등 다양한 방법으로 평가가 이루어집니다. 따라서 이전에는 상대적 평가로 ‘누가 더 잘하나’를 알아보는 경쟁, 서열의 평가 방법이라면 지금은 절대적 평가로 ‘내 자녀가 어느 정도 성취했는가?’에 초점을 맞춘 성장, 조언의 평가로 전환된 셈이지요.

Q. 수업 중 이루어지는 과정중심평가, 무엇이 중요한가요.

A: 수업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수업에 열심히 참여한다는 건 어떻게 하는 걸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말이 “선생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한다”입니다. 이건 우리나라 부모님들이 항상 하는 말씀이죠. 이 말은 옛날 설명식 수업에서 100% 맞는 말입니다. 교사의 말은 곧 지식이고 그 말 속에 시험에 대한 답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생님 말씀을 잘 듣고 필기를 잘 하는 학생이 평가를 잘 받았지요.

그러나 지금 이 말은 반만 맞는 말입니다. 수업 중 선생님의 말씀을 잘 듣는 건 당연하지만 현재 수업 속의 교사는 지식 전달자가 아닌 방향제시자, 조언자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질문, 문제 상황이 학습 소재가 되어서 해결하는 과정이 수업임으로, 수업에 가만히 않아서 듣고만 있는 것은 수업에 반만 참여함을 의미합니다. 수업에 참여한다는 것은 교사의 말뿐 아니라 또래의 말까지도 잘 듣고 그 문제를 친구들과 함께 토의, 토론, 실습 등 협력활동, 문제해결활동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입니다.

교사와의 상호 작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학생간의 상호 작용입니다. 특히 수업에 임하는 자녀의 태도입니다. 모둠학습에서 또래 친구와의 상호작용 모습을 교사는 꼼꼼하게 관찰하여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줍니다. 모둠학습을 할 때 교사는 무엇을 관찰할까요? 학생 간의 상호작용, 특히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활동에 초점을 둡니다. 그런데 이 때 자기주장만 하는 학생, 친구 이야기를 듣지 않는 학생, 모둠 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 친구 이야기를 잘 경청한 후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학생 중 어떤 학생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요?

유대인 부모들은 자녀에게 “학교에 가서 모르는 것은 질문하고 오너라”고 조언합니다. 모르는 것은 질문할 수 있고, 아는 것은 자신의 말로 설명하는 것입니다. 수업 중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함께 해결하고 설명하는 과정 속에서 자연스럽게 교사평가, 자기평가, 동료평가가 이루어집니다. 교사는 모르는 것에 대해 자녀 수준에 맞는 교사의 피드백, 또래 친구의 피드백으로 성취 수준에 도달하도록 함께 도와줍니다.

Q. 과정중심평가에 대해 가정에서 어떻게 지도하면 좋을까요.

A: 배울 내용을 예습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배울 내용을 미리 살펴보고 수업에 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다고 선행교육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의 학년에 맞는 교과서 1∼2차시 내용을 미리 공부하거나 학년 교과 내용과 관련된 책을 수시로 읽으면 됩니다. 예습을 하면 궁금한 점이 생기고 궁금한 것을 학교에서 교사, 친구들과 함께 묻고 답하면서 수업이 즐거워집니다.

배운 내용을 설명하는 습관을 길러주세요. 복습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설명하기 방식인 선생님 놀이가 좋습니다. 오늘 배운 내용을 자녀가 선생님이 되어 가족에게 설명하도록 해 보세요. 아이의 학습능력뿐 아니라 발표력까지 키울 수 있습니다.

예습, 복습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청하는 습관입니다. 가정에서 이야기를 나눌 때 부모님이 자녀의 말을 경청하고, 또한 자녀도 부모의 말을 경청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세요. 자녀가 말을 걸 때 잠시 하던 걸 내려놓고 자녀의 말을 경청한다면 자녀 역시 부모의 말에 경청하면서 자연스럽게 경청의 습관이 길러질 것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도움말=박윤경 대구 남산초등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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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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